by장영은 기자
2016.01.07 18:48:33
정부 내일 정오부터 확성기 방송 재개 결정…공교롭게도 김정은 생일과 겹쳐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북한의 4차 핵실험 도발과 관련해 우리 정부가 오는 8일 정오를 기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면 재개하기로 하면서 남북간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에도 북한의 목함 지뢰 도발과 서부전선 포탄 도발 등에 대한 대응으로 우리 군당국이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자 북한은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한 바 있다.
게다가 8일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생일이기도 해서 북측은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공산이 크다는 것이 대북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실장은 “최고지도자를 왕 이상으로 절대시하는 북한”이라며 “한국정부의 이번 결정에 대해 ‘나라의 잔칫상에 재를 뿌리는 것’으로 간주하고 초강경 대응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대북 확성기 방송의 전면재개는 북핵 문제 해결에 기여하기보다는 소위 ‘최고존엄’에 대한 비판에 극도로 예민한 북한의 군부를 감정적으로 자극해 확성기에 대한 ‘조준사격’ 차원을 넘어서서 다시 작년 8월처럼 한반도를 전쟁 직전의 분위기로 끌고 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정 실장은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를 막기 위해 핵실험에 대한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대북 제재는 단순히 북한에게 고통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제5차, 제6차 핵실험 가능성을 막고 북핵 문제의 해결에 기여하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특히 김정은 제1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정의의 성전(聖戰), 조국통일대전’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한 바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북한이 초강경 대응을 불사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