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 총장들 “첨단분야 증원으로 양극화 심화될 것”
by김형환 기자
2023.05.02 17:24:29
비수도권 총장협의회 입장문 발표
지방대 반도체 학과 충원율 81%
“수도권으로 인재유출 심화 우려”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지방대 총장들이 교육부가 발표한 2024학년도 일반대학 첨단분야 정원배정 결과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 비수도권 대학 총장들이 지난 1월 31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7대 권역 대학교 총장협의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7대 권역 대학교 총장협의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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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을 제외한 7개 권역 대학교 총장협의회는 2일 입장문을 내고 “수도권 쏠림 현상이 가속화되고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양극화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교육부는 반도체 등 첨단분야 대입 정원을 1829명 증원한다고 발표했다. 교육부는 지방대의 반발을 우려해 수도권(817명)보다 비수도권(1012명)에 더 많은 증원을 허용했다. 다만 비수도권 반도체 학과 충원율이 지난해 기준 81.1%에 불과해 이번 증원이 사실상 수도권 쏠림 현상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지방대학 총장들은 “서울 등 수도권 대학과 비수도권의 양극화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다시 강조한다”며 “비수도권에서 운영되고 있는 비슷한 학과 중 경쟁력이 떨어지는 곳은 학생 모집이 더욱 어려워 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서 정부의 반도체 인재양성 방안이 수도권 규제완화로 쏠림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했으며 이를 철회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며 “수도권 대학과 비수도권 대학간의 불균형이 있는 상황에서 지역과 관계없이 정원 증원을 할 경우 상대적으로 취약한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의 인재유출이 심해지고 취약한 여건의 비수도권 대학은 심각한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교육부에 첨단분야 정원 증원에 따른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근본적 대책을 촉구했다. 총장들은 “지방대 총장들은 비수도권 대학의 침체와 지방소멸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지적한다”며 “정원 증원에 따른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근본적 대책을 강구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첨단학과 증원 등을 두고 지방대와 교육부의 갈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방대 총장들은 교육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에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한 지방대 총장은 “교육부가 대학 총장들을 정책 파트너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며 “정책을 일방적으로 발표하고 ‘나를 따르라’식의 운영은 올바르지 않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