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 좁다"…해외로 나가는 국내 보안기업

by이유미 기자
2017.07.04 15:39:39

해외서 성장 기회 찾는 보안기업
SK인포섹, ''디지털 시큐리티''로 해외 진출

[이데일리 이유미 기자] 국내 정보보안 시장이 예상만큼 성장하지 않자 국내 정보보안기업들이 해외 진출을 넘보고 있다. 최근 잇따라 발생하는 사이버 공격과 갈수록 고도화되고 있는 사이버 위협에 해외에서 보다 많은 기회가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보안업체 1위인 SK인포섹은 물론 이글루시큐리티(067920), 파수닷컴(150900) 등도 해외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그동안 SK인포섹은 국내 사업을 주로 진행해왔다. 지난해 기준 연매출이 2002억원이지만 이 가운데 해외시장 매출은 10억원이 채 안된다. SK인포섹은 4일 차세대 성장 전략 ‘디지털 시큐리티’와 함께 해외 진출 계획을 발표했다.

디지털 시큐리티란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IT 영역 확산으로 산업 간 융합 비즈니스가 증가하면서 보안 대상이 무한 확대되는 것을 의미한다. SK인포섹은 서버, 데이터베이스 등 IT시스템 뿐 아니라 CCTV, IP 카메라 등 물리보안과 산업제어시스템(ICS), 사물인터넷(IoT) 등 산업 보안의 해킹 위협까지 방어할 방침이다.

안희철 SK인포섹 대표는 “그동안 국내 보안시장은 정부 주도의 컴플라이언스와 사고대응 수요 중심으로 성장해왔다”면서 “이제 SK인포섹은 글로벌로 나가지 않으면 성장을 이뤄낼 수 없다고 봤다”면서 해외 진출의 배경을 설명했다.

SK인포섹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 독자 진출보다는 현지 사업자와 협력을 통해 사업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강용석 SK인포섹 사업개발본부장은 “SK인포섹이 관제 사업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데이터센터와 통신사 등과의 협력이 가장 중요했다. 해외 진출 전략도 현지 사업자와 같이 할 계획이다”라면서 “중국의 메이저 통신사와 함께 협력을 진행 중이며 일본의 주요 데이터센터와도 논의 중이다”라고 말했다.

SK인포섹 뿐 아니라 국내 중소 보안업체들도 해외 진출을 노리고 있다.

이글루시큐리티는 통합보안관리 솔루션 ‘스파이더’와 보안 컨설팅 서비스를 통해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 보안시장보다는 중동이나 아프리카, 중남미, 동남아시아 지역을 공략한다. 이글루시큐리티는 지난해 12월 아랍에미리트 보안업체인 다크매터와 보안관제 서비스 수출 업뮤협약을 체결해 국내 보안 기업 최초로 중동 시장에 보안관제 서비스를 수출한 바 있다. 또 지난 2010년 설립한 일본 지사를 통해 일본 관동 지역을 중심으로 다수의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이글루시큐리티 관계자는 “중동이나 남미지역은 정보보안 지식이 낮은 편이라서 보안 솔루션 수출도 중요하지만 보안 관리 교육과 컨설팅도 필요로 한다”면서 “글로벌 보안기업들이 솔루션 판매에만 그치는 것과 달리 자사는 솔루션 개발뿐 아니라 컨설팅 사업도 하기 때문에 중동과 남미지역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수닷컴은 자사 문서관리 플랫폼 ‘랩소디’를 해외에서 선보이고 있다. 파수닷컴은 지난 2월 미국에서 열린 ‘RSA 2017’, 지난 5월에는 아시아태평양 최대 규모 정보통신 박람회 ‘커뮤닉아시아 2017’에 참가해 랩소디를 출품했으며 랜섬웨어 대응책으로 해외 바이어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파수닷컴의 소스코드 분석도구인 ‘스패로우’는 가트너의 매직쿼드런트에 등재되면서 미국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내부보안 전문기업 지니언스는 올해 코스닥 상장을 통해 유입되는 투자자금으로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지니언스는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지난해 보스턴에 법인을 설립했으며 미국 뉴햄프셔 주립대학교 이노베이션센터와 함께 네트워크 접근제어(NAC) 제품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