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준기 기자
2015.04.23 23:22:23
靑 "국위 선양 대원들에 국민 성원의 메시지 전한 계기"
[산티아고=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중남미 4개국을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세 번째 방문국인 칠레에서의 마지막 일정으로 남극 세종과학기지의 안인영 월동연구대장과 전화통화를 갖고 기지 운영현황을 청취하는 한편 대원들을 격려했다.
남극의 기후변화, 극한지 생물 적응 등을 연구하고자 1988년 남극 킹조지섬에 설립된 세종기지에는 안 대장을 포함해 총 17명의 대원이 1년 단위로 교대하며 연중 근무하고 있다. 이날 박 대통령과 통화한 안 대장은 아시아 최초의 여성 기지대장이다.
박 대통령은 전날(22일)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남극연구와 관련해 심도 있는 논의를 나눴고, 이를 계기로 우리 극지연구소와 칠레 남극연구소 간의 협력의향서(LOI)가 체결됐다. 세종기지는 이러한 양국 간 협력을 위한 전초기지 역할도 맡는다.
박 대통령은 통화에서 “혹한의 불모지인 남극의 험하고 외로운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임무수행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월동연구대원들의 노고가 많다”며 “대원들이 건강에 유의하면서 연구활동 등 임무수행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안 대장은 “초속 30m 이상의 강풍과 눈보라가 기지를 몰아칠 때면 체감온도가 영하 30-40도까지 떨어지기도 하지만 이러한 상황도 남극 월동연구자들만이 할 수 있는 경험이라고 생각하며 긍정적으로 생활하고 있다”고 답했다.
안 대장은 세종기지 연구활동과 관련, “남극 해양연구와 생명현상 연구의 최적지”라며 “세종기지가 위치한 남극반도 해역은 지난 수십 년간 온난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지역으로 지구 전체의 기후변화 측면에서도 큰 시사점을 준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세종기지가 건설된 지 30년이 다 돼 가는데 연구활동이나 생활하는데 어려운 점은 없냐”고 물었고, 안 대장은 “올해 신축 공사가 시작됐고 내년부터는 대수선 사업도 착수할 예정이어서 공사가 마무리되면 세종기지가 첨단 친환경 과학기지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모든 대원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며 “아시아 최초의 여성 기지대장인 안 대장이 대원들을 잘 보살펴서 모든 대원이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안 대장과의 통화 배경과 관련, “칠레는 남극에 가깝고, 한·칠레 정상회담에서 남극 분야 관련 협력에 대해 논의했을 만큼 박 대통령이 남극에 대한 관심이 많다”며 “멀리 지구의 남쪽 끝자락에서 국위를 선양하고 있는 대원들에게 우리 정부와 국민의 성원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