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큰손' 안드레센, 위워크 창업자 새 회사에 베팅
by방성훈 기자
2022.08.16 15:00:51
페북·에어비앤비 초기투자로 유명한 안드레센 호로위츠
애덤 뉴먼의 새 부동산 회사 ''플로우''에 4600억원 투자
사업내용 미공개 불구 대규모 투자 ''주목''
뉴먼, ''공동공간'' 아파트 대거 매입…"위리브와 유사할듯"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벤처 캐피털 안드레센 호로위츠(이하 안드레센)가 위워크를 설립한 애덤 뉴먼의 새 부동산 회사 ‘플로우’에 거액을 투자해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CNBC 등은 15일(현지시간) 플로우가 실리콘밸리의 ‘큰 손’ 투자자 안드레센으로부터 3억 5000만달러(약 4580억원)를 투자받았다고 보도했다. 투자액이 3억 5000만달러로 책정된 것은 안데르센이 플로우의 기업가치를 10억달러(약 1조 3100억원)로 추산했기 때문이다. 위워크의 시장가치 40억달러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안드레센은 투자 이유 및 뉴먼에 대해 “앞으로 임대 부동산 시장이 혼란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플로우에 관심이 있다. 사무실 근무환경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하고, 그 과정에서 패러다임을 바꾸는 글로벌 기업을 이끌었던 유일한 인물이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투자는 안드레센이 페이스북, 에어비앤비를 비롯한 실리콘밸리의 유명 기업들의 초기 투자자인데다, 아직 플로우가 정확히 어떤 사업을 영위하는지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 이뤄진 것이어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플로우는 내년에 서비스를 개시하겠다고만 예고한 상태다.
아울러 안데르센의 공동 설립자이자 총괄 파트너인 마크 안드레센이 플로우 이사회에 합류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는 점, 사실상 위워크에서 퇴출당한 뉴먼의 사업 복귀라는 점 등도 관심을 높이고 있다. 뉴먼은 위워크 경영 당시 2019년 막대한 재정손실, 불투명한 수익 구조, 기업공개(IPO) 무산 등이 겹쳐 쫓겨나다시피 회사를 떠났다.
플로우는 최근 수년 동안 마이애미, 내슈빌, 테네시, 포트로더데일 등지에서 3000채 이상의 아파트를 매입했는데, 사업 역시 이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플로우가 아파트를 구입한 지역은 집값이 저렴하고 세금이 낮고 일조량이 많은 지역에 집중돼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안드레센은 블로그를 통해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고, 근로자는 사무실 안에서 누리는 사회적 유대감이나 우정을 훨씬 덜 경험하게 될 것이다. 주택 소유에 대한 제한된 접근이 불평등과 불안의 원동력이 되는 세상에서, 세입자에게 안정감, 공동체 의식, 진정한 소유권을 부여하는 것은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며 사업 방향을 암시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을 계기로 사무실 근무나 주거에 대한 개념과 우선순위가 바뀐 만큼, 재택근무 직장인 등을 대상으로 커뮤니티화에 중점을 둔 사업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위워크 산하 위리브(WeLive)와 유사한 사업일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실제 뉴먼이 사들인 아파트들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세입자들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예를 들면 포트로더데일의 아파트엔 골프 퍼팅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내슈빌 아파트엔 애완견을 위한 놀이터가 각각 비치돼 있다. 또 뉴먼은 최근 아파트 입주민들에게 장바구니 픽업 또는 세탁 대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 지분도 매입했다.
안드레센은 “위워크 이후 뉴먼이 물리적 공간을 변형하고 사람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커뮤니티를 구축해 사람들을 연결한다는 주제로 돌아온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플로우가 추구하는 주거용 부동산은 바로 이러한 변화에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