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경찰청장에 민갑룡 경찰청 차장 내정 "경찰개혁 적임자"

by김성훈 기자
2018.06.15 22:26:08

전남 영암출신…경찰대 4기 졸업후 입직
靑 "경찰개혁 성공적으로 이끌 것" 판단
온화한 성품에 추진력 갖춘 전략·기획통
검경수사권 조정 주도…1년새 2차례 승진

민갑룡 경찰청장 내정자가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전체회의에 출석해 드루킹 관련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이철성 청장을 이을 차기 경찰청장에 민갑룡(53) 경찰청 차장이 내정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임 경찰청장 후보자로 민 차장을 내정한다고 15일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민 후보자는 경찰청 기획조정담당관과 치안정책연구소장 등을 지낸 경찰 내 대표적 기획통으로 경찰개혁의 적임자”라며 “정부가 추진하는 경찰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끌 것이라는 판단에 임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경찰개혁이 화두로 떠오른 상황에서 기획 분야 전문가로 통하는 민 후보자를 낙점했다는 분석이다.

전남 영암 출신인 민 후보자는 신북고와 경찰대 4기를 졸업한 뒤 1988년 경찰에 입직했다. 이후 무안경찰서장과 송파경찰서장, 경찰청 기획조정담당관, 광주경찰청 제1부장을 거쳐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장, 서울경찰청 차장 등을 역임했다.

민 후보자는 경찰 내에서 온화한 성품에 추진력을 갖춘 전략·기획통으로 꼽힌다. 검·경수사권 조정 업무와 자치경찰제 시행 등 경찰개혁 실무를 주관하면서 치안감 승진 1년 만에 치안정감까지 올랐다. 같은 경찰대 출신인 구은영(9기) 구로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이 아내로 함께 근무한 경찰서에서 인연을 시작했다.



민 후보자는 경찰개혁에 강한 의지를 보여온 인물로 꼽힌다. 그는 지난해 말 경찰청 차장 취임식에서 “경찰이 곧 시민이고 시민이 곧 경찰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경찰~시민 간 협력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며 로버트 필 경의 ‘9가지 경찰 원칙’을 인용하기도 했다.

경찰 내부에서는 6·13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 이후 이달 30일 정년 퇴임하는 이 청장 후임 치안 총수에 관심이 쏠렸다. 당초 이주민 서울경찰청장(경찰대 1기)이 유력 후보로 거론됐지만 지난 4월 ‘드루킹’ 포털 댓글 여론조작 사건 이후 구설에 오르자 민 차장을 선택했다는 것이 경찰 안팎의 관측이다.

차기 경찰청장 후보자가 결정되면서 이후 일정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절차대로라면 청장 퇴임 1개월 전 내정자를 발표해야 국회 인사청문회 등 후속 절차를 거쳐 제때 임명될 수 있다. 이 청장 퇴임까지 약 2주가 남은 상황에서 후보자 발표가 이뤄진 만큼 이후 일정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날 경찰 위원회 동의를 받은 민 후보자는 행정안전부 장관 제청과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 공식 임명 절차를 밟는다. 경찰은 민 내정자의 인사청문 요청안을 비롯해 학력·경력사항, 재산, 범죄경력 등 관련 문서를 준비한 후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인사청문회는 최대 3일간 진행된다. 국회가 인사청문 보고서를 채택하지 않더라도 임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