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주 씨앤앰 대표 “SK-헬로비전 인수 관망..매각보다 기업가치 극대화가 먼저"

by김현아 기자
2015.12.23 18:00:00

전용주 씨앤앰 신임 사장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2년전 매물로 내놨지만 소강국면입니다. 기업가치에 대한 인식 차가 상당하죠. 매각보다 기업가치를 극대화하는 게 먼저죠.”

지난 달 케이블TV방송업체인 씨앤앰의 신임 대표로 취임한 전용주 사장이 23일 기자들과 만나 씨앤앰의 향후 전략을 밝혔다. 재무회계·구조조정 전문가로 알려진 그는 인터뷰 내내 “M&A를 위해 온 게 아니다. 나는 성장전문 CEO”라고 강조했다.

전 사장은 “SK와 CJ딜이 되면서 씨앤앰 M&A가 단기간에 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제하면서, “자꾸 ‘사주세요’ 한다고 해서 팔리는 게 아니다. 회사 가치가 살아나면 저절로 관심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블TV방송 업체가 아닌 홈 서비스컴퍼니로 기업의 비전을 바꿔 몸값을 올리겠다는 의미로 평가된다. 씨앤앰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2조5000 억원 대의 가격을 부른 반면 시장에서는 그보다 훨씬 낮은 가격을 원해 매각이 이뤄지지 않았다.

기업가치를 올리기 위해 ‘Cable & More, 씨앤앰, 케이블보다 더’라는 의미의 사명도 홈서비스플랫폼(Media & Lifestyle Platform)이란 새로운 정체성에 맞게 바꿀 예정이다.

또 △미디어와 라이프 스타일의 결합△디지털 양방향 기반 스마트홈 사업 확대(홈 IoT / N스크린 / 미디어 커머스 등)△지역밀착/생활/친화적 채널로 대변신(교육 등 킬러콘테츠 개발로 시너지 극대화)△본인이 대표를 겸하고 있는 자회사 IHQ 소속 연예인들과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N스크린 스타존 서비스 등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전 사장은 “얼마전 CFO, 가입자 서비스 부문, 미디어 서비스 부문으로 간소화하는 조직개편을 했고, 영업과 기술부문을 합쳐 4만~5만 명의 고객 풀 단위로 분할하고 현장책임제를 도입했다”면서 “강남과 강북, 경기 북동부 등의 가구 수는 480만 명인데 우리 가입자는 현재 230여만이니 절반의 시장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70% 수준인 디지털케이블가입자 수를 내년까지 100%로 끌어올리겠다”면서 “8VSB(별도의 셋톱박스 없이 아날로그방송을 디지털방송으로 전환해주는 주파수 전송방식) 도입 등에 50억 원의 투자를 하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2016년 방송통신 분야의 최대 화두인 SK텔레콤(017670)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에 대해선 어떤 입장일까.

전 사장은 “디지털 미디어 사업이 고도화되면서 통신이 미디어 인수는 이해가는 일”이라면서도 “딜에 대한 판단과 승인여부는 규제기관이 담당할 몫이어서 관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CJ헬로비전의 몸값(410만 유료방송 가입자, 1조 원)과 씨앤앰의 몸값을 단순비교할 순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IPTV가 출현한 지금은 10여년전 케이블TV가 독점적 위치에 있을 때보다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지역기반의 CJ헬로비전과 달리 수도권 1위 사업자로서의 씨앤앰의 가치는 다르다”고 했다.

전 사장은 “IPTV와 통신과 싸우고 있을 시간이 없다”며 “경쟁 관계를 인정하고 좀 더 원만한 타협을 추구하거나 선의의 경쟁, 적극적인 서비스 우위 경쟁이 필요하다”면서 “내년 초 태광 티브로드가 IPO를 하고 나면 (유치된 자금을 기반으로) 새로운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용주 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 대학원에서 회계학 석사학위를 받은 공인회계사다. 이후 김앤장을 거쳐 2000년 플래니스엔터테인먼트 전략담당 상무를 시작으로 사이더스HQ 사외이사 및 부사장을 거쳐 YTN미디어와 CU미디어 등에서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감사와 한국콘텐츠진흥원 방송진흥기금 운영위원으로도 재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