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문영재 기자
2015.02.03 22:24:58
김무성 대표 국회 연설
"국정운영 黨이 주도"
[이데일리 문영재 기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3일 당(黨)이 국정 운영의 주도권을 갖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당·청 관계의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면서 자신감도 숨기지 않았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대내외) 위기극복을 위한 총체적인 개혁 작업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그 이유로 정부·정치권의 리더십 부족을 지목했다. 당·정·청 간 잇따른 국정혼선은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결국 박근혜 정부 3년 차 국정운영 동력이 약해질 위기에 처했다는 얘기다.
김 대표는 대통령과 새누리당 대표 간의 회동을 정례화하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국정에 당의 목소리를 더욱 반영하기 위해서다. 그는 “고위 당·정·청 회의도 지난 2년간 두 차례밖에 열리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앞으로 당이 주도해 수시로 (회의를) 열어 국정 현안을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풀어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당이 청와대와 정부를 끌어안겠다는 모양새도 취했다. 그는 “새누리당은 박근혜 정부와 공동운명체이고 국정수행 지지율 하락에 당부터 반성한다”고 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국정 난맥상의 원인으로 ‘청와대의 일방통행’을 꼽고 있다.
김 대표는 ‘증세 없는 복지’와 ‘공무원연금 개혁’ 등 각종 현안을 열거하며 목소리를 낼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특히 박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자 원칙이라고 할 수 있는 증세 없는 복지에 대해 ‘인기 영합주의’라며 보다 더 분명한 어조로 반대 목소리를 냈다. 그는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고 정치인이 그런 말로 국민을 속이는 것은 옳지 못하다”며 “정치인이 인기에만 영합하면 그 나라는 미래가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세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국가재정건전성을 지키려면 허리띠를 졸라매고 지출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며 “이를 위해 복지 예산이 어떻게 쓰이는지 전면적으로 점검하고 복지지출의 구조조정을 시행해 지출의 중복과 비효율을 없애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유승민 새 원내대표가 전날 취임 일성으로 “현 정부가 증세 없는 복지라고 한 기조는 바꿀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는 점에서 연말정산 파동과 건강보험료 개편 철회 논란 등으로 불거진 복지논쟁이 당·청 간의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는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 “미래세대의 지갑을 열고 그들의 신용카드를 미리 쓸 권리도 없다”며 야당과 공무원들의 협조를 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