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권태선 이사장 해임처분 취소...방통위 완패, 2인체제 위법성 재확인
by김현아 기자
2024.12.19 15:12:10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서울행정법원이 19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권태선 이사장이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를 상대로 제기한 해임 처분 취소 소송에서 권 이사장의 손을 들어주었다.
법원은 방통위의 2023년 8월 20일 해임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결하며, 권 이사장이 해임된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권태선 이사장은 이날 판결 직후 “위법하고 부당하게 저를 비롯한 공영방송 이사들을 해임한 방통위는 진심 어린 사과와 반성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를 통해 권력의 도구로 전락한 방통위의 행태를 비판했다.
그는 특히,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지키고 비판 언론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판결은 권 이사장이 임기 중 방통위로부터 해임당한 후, 이에 대한 취소 소송을 제기한 결과다. 권 이사장은 방통위가 공영방송을 장악하려는 의도로 무리하게 해임 처분을 내렸다고 주장하며, 이와 관련된 법적 대응을 지속해왔다.
또한, 권 이사장은 방통위가 김성근 전 MBC 방송인프라본부장을 후임 이사로 임명한 것에 대해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도 제기했다.
앞서 법원은 권 이사장의 해임 처분에 대해 집행정지 결정을 내린 바 있으며, 방통위는 이에 불복해 항고했으나 서울고법과 대법원에서 잇따라 패소했다. 현재 권 이사장을 포함한 현직 이사들은 법원의 판결 전까지 직무를 계속 수행할 수 있게 됐다.
권 이사장 측은 방통위의 “2인 체제”가 적법하지 않다는 주장도 이어갔다. 방통위가 신임 이사를 임명할 때, 두 명의 방통위원만으로 진행한 이사 임명 과정이 위법하다는 점에서, 법적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여, 2인 체제의 위법성을 재확인했다.
권태선 이사장은 “이번 판결이 공영방송과 언론의 자유를 지키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민주주의의 기초인 방송의 독립성을 수호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판결로 방통위가 임명한 새 이사들의 취임이 미뤄지면서, 권태선 이사장 등 임기가 만료된 현 이사들은 1심 판결이 나올 때까지 직무를 계속 수행하게 됐다. 한편, 이진숙 방통위원장과 김태규 부위원장은 지난 7월 신임 방문진 이사로 김동률 서강대 교수, 손정미 TV조선 시청자위원회 위원, 윤길용 방심위 방송자문 특별위원, 이우용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 임무영 변호사, 허익범 변호사 등 6명을 선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