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책임에 글로벌 수요까지"…가전업계, '친환경' 마케팅 활활

by이다원 기자
2022.08.02 17:16:42

지속가능경영 환경 조성에 넘치는 글로벌 수요까지
“돈 더 주고 친환경 산다” '두 마리 토끼' 잡으려면
재생 소재 도입·폐가전 수거…저전력·고효율 제품 개발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저전력, 고효율.

가전업계가 친환경을 앞세운 ‘그린 마케팅’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친환경 제품을 속속 출시하며 지속가능한 경영 환경을 만들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동시에 최근 커지는 글로벌 수요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복안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친환경 마케팅이 가전업계를 중심으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재활용 플라스틱 등 친환경 소재를 도입한 제품이 속속 등장한 것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TV, 모니터, 리모컨 등 영상디스플레이 전 모델에 재생 플라스틱 소재를 적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제품 박스에 삽입되는 포장 부자재 등에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는 등 친환경 패키지도 도입했다. LG전자도 지난해 누적 2만7000톤(t)가량의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량을 달성한 가운데 2030년까지 이를 누적 60만t까지 늘릴 예정이다.

폐가전 수거에도 적극적이다. 삼성·LG를 비롯해 위니아 등은 가전 교체 시 폐가전을 수거해 자체 폐기하고 있다. 특히 LG전자는 폐전자제품 무상 회수를 진행해 지난해 한국에서만 12만t이 넘는 폐전자제품을 회수처리했다.

영국 카본 트러스트로부터 ‘탄소 발자국-탄소저감인증’을 획득한 삼성 Neo QLED 8K 모델과 인증 로고 이미지. (사진=삼성전자)
저전력·고효율 제품을 속속 내놓기도 한다. 삼성전자는 TV·모니터를 비롯해 냉장고, 에어컨 등 가전제품의 대기전력과 탄소 발생량을 저감했고 LG전자 역시 세탁기부터 스타일러 등 신(新)가전까지 가전제품 전반을 고효율화했다고 밝혔다. 국내외 인증기관에서 친환경 관련 인증·상을 대거 수상하며 이를 입증하기도 했다.



이처럼 친환경 제품 마케팅에 몰두하는 이유는 ESG 때문만은 아니다. 최근 저전력·고효율 제품을 통해 지속가능한 이용 환경을 만드는 것이 새로운 소비 화두로 떠오르면서 가전업계가 새로운 수요를 잡기 위해 움직이고 있단 분석이다.

특히 유럽 등 글로벌 수요가 친환경·저전력 제품으로 쏠리고 있다. 독일 가전통신협회(gfu)에 따르면 최근 독일, 프랑스, 미국, 중국 등 글로벌 소비자 2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속 가능한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기본 모델 대비 최대 50% 많은 비용을 낼 수 있다는 답변이 나왔다. 또 기존 제품 대비 에너지 효율 등급이 2단계 높은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소비자들이 평균 36% 더 많은 비용을 낼 의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글로벌 수요가 친환경 제품에 쏠리는 이유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전기요금 등 경제적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재 전문가인 마틴 슐테 박사는 “특히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면서 에너지 효율이 높은 가전제품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

올해 3월 열린 CES2022 월드 프리미어 영상에서 LG전자의 탄소 배출량 감소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이같은 흐름에 따라 가전업계도 친환경·저전력 제품 개발에 공들일 모양새다. 삼성전자는 환경분야 전문 인력을 중심으로 에너지 절감 기술을 모니터링하는 가운데 제품의 에너지 효율을 전사적 차원에서 높이고 있다. LG전자는 제품 환경성을 평가하는 자체 지수 ‘에코 인덱스’를 도입해 친환경 제품 개발에 나섰다. 위니아 역시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제품 판매를 독려하는 마케팅을 펼치는 등 저전력·고효율 제품을 통해 전력 소비량 감축에 나서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한 가전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제품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이전보다 확실히 높아진 상태”라며 “지속가능한 경영 환경을 만들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도 친환경 가전 제품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어 앞으로 관련 제품이 많이 등장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