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주무셨나요, 기운 있으세요?"…격리자 마음 보듬는 자치구들
by김기덕 기자
2020.03.09 15:21:42
코로나19 자가격리 중 스트레스·불안 호소사례 많아
확진자·가족들, 격리 해제 후에도 외상후 스트레스
송파·동대문·강남구 등 전화 상담·병의원 연계 진행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상생활이 올스톱되면서 우울함과 불안감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확진자 및 해당 가족, 밀접접촉자 등은 격리해제 이후에도 과도한 불안 등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보이는 경우가 많아 자치구가 심리상담에 적극 나서고 있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심리 상담 지원을 하거나, 경제 활동이 중단된 가구를 대상으로 물품을 지원하는 자치구가 늘고 있다. 송파구는 지난달 11일부터 자가격리자를 대상으로 심리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7일 기준 관내 자가격리자는 74명. 송파구 정신건강복지센터의 정신건강전문요원 2명이 송파구 보건소로 파견, 1차적으로 전화로 심리적 고충을 상담 중이다.
| 중랑구 정신건강보건센터 한 상담 직원이 코로나19로 자가격리에 들어간 구민을 상대로 일대일 모니터링 및 전화 상담을 하고 있다.(중랑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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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구 관계자는 “코로나19 환자 접촉자는 증상이 없어도 2주간 격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일상이나 경제활동 제약을 받는다. 특히 주변으로부터 감염의심자라는 낙인이 찍힌다는 심리적 부담이 가장 크다”면서 “상담을 진행해 필요할 경우 입원 치료를 지원하거나 격리해제 후에도 심리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의료기관을 연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랑구도 지난달부터 자가 격리중인 주민을 대상으로 일대일 모니터링, 수시 방문, 생필품 지원 등에 나섰다. 자가 격리자의 건강상태를 살피는 것은 물론 생활에 불편이 없도록 쌀, 물, 치약, 김 등을 배송하는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자가격리가 해제된 이후 사흘째 되는 날에는 보건소 직원이 모니터링을 실시해 건강상태를 체크하고, 일주일 되는 날에는 전문의가 전화로 건강상태를 다시 살피는 등 건강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격리자 중 정신·물질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에는 대부분 전화상담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직접 대면하는 과정에서 추가 감염이 나타날 수 있어서다. 다만 격리 해제 이후에는 희망자에 한해 대면 진료 지원을 하기도 한다. 실제 동대문구정신건강복지센터는 정신건강 상담평가를 통해 고위험군을 선별해 의료기관 치료를 연계한다. 동대문구 관계자는 “격리가 해제된 대상자 중 심리적 불안 정도가 고위험군으로 판정되는 대상자는 전문치료기관을 연계하는 통합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강남구도 코로나19로 인한 불안감, 불면증, 우울감 등 외상 후 스트레스를 보이는 구민을 대상으로 전화나 대면을 통한 상담을 진행한다. 전문치료가 필요할 경우에는 병의원에 일 대 일 상담을 진행, 임상심리 전문가가 심층 면적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김현수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우울감을 사람들이 격리 등을 거치면서 정신 건강에 더욱 타격을 입을 수 있어 이들에 대한 특별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며 “감염병 종식 이후에도 심리적 불안감이 지속될 수 있어 심리적 방역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자가격리 중 전문가 도움이 필요한 증상 이미지.(송파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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