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돋보인 윤해진 농협생명 대표…관행 깨고 연임할까

by김형일 기자
2024.11.27 16:14:19

3분기 순익 73.5% 급증…업계 평균 12.6% 웃돌아
건강·종신보험 등 보장성보험 판매 주력한 결과
'임기 2년 종료 후 사퇴' 농협금융 관행은 걸림돌

[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윤해진 NH농협생명 대표가 관행을 깨고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눈에 띄는 실적 성장을 일궈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회계기준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켜서다.

윤해진 NH농협생명 대표.(사진=NH농협생명)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 대표의 임기는 다음 달 30일 종료된다. 지난 2022년 말 NH농협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윤 대표를 기업투자 전문가로 평가하며 2년간의 임기를 부여했다. 또 농협생명 경쟁력 강화, 신회계제도(IFRS17) 대응을 과제로 내걸었다.

윤 대표는 과제 모두 달성했다. 작년부터 건강·종신보험 판매에 주력한 결과 올해 3분기 농협생명의 보장성보험 판매건수(정책보험제외)는 누적 기준 33만 50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8.8% 증가했다. 보장성보험은 IFRS17에서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상품이다. 미래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에도 유리하게 작용한다. 농협생명의 신계약 CSM은 올 3분기 722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73.5% 급증했으며 보험 손익도 개선됐다.

윤 대표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올 3분기 생보업계 평균을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농협생명의 순이익은 올 3분기 3319억원(농업지원사업비 포함)을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84.9% 늘어났다. 같은 기간 생보업계 순익이 12.6%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성과다.



농협생명의 성장으로 농협금융지주는 비은행 계열사 손익비중도 지난 2022년 23%에서 올 3분기 26.5%로 높아졌다. 비은행 계열사 중에서 농협생명은 NH투자증권(5874억원) 다음으로 많은 순익을 냈다. 윤 대표는 부실 위험이 있었던 농협생명을 바꿔놨다. 그가 취임하기 전인 지난 2022년 초 농협생명은 구지급여력(RBC)비율이 131.5%로 나타나며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를 밑돌았지만, 올 3분기 신지급여력(K-ICS)비율은 399.2%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특히 농협생명은 경과조치 적용 전 K-ICS 비율 역시 235%로 당국 권고치를 크게 웃돌았다. 생보업계에서 유일하게 경과조치 적용 전 K-ICS 비율이 오르기도 했다. 경과조치는 보험·금리위험 등을 점진적으로 인식하는 방법으로 금융당국이 업계의 신제도 적응을 위해 마련했다.

다만 윤 대표로선 관행이 걸림돌이다. 대부분의 농협금융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임기 2년을 채우고 물러났다. 연임 사례는 지난 2019년 우수한 경영 성과를 인정받아 임기 1년을 추가 부여받은 이대훈 전 NH농협은행장이 유일하다. 농협금융은 다음 달 임추위를 열고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를 추천할 전망이다. 일각에선 그간 인선 전례를 살펴볼 때 12월 20일쯤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