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금법 준비 분주` 가상자산 거래소…투명성 강화하고, 새 코인도 상장
by이후섭 기자
2020.09.08 17:02:48
가상자산 사업자 범위 등 시행령 조율…“9월 중 공개될 것”
빗썸·업비트, 자금세탁방지 구축 완료…“내부통제 강화 주력”
고객유치 경쟁에도 대비…`디파이` 돌풍 잡아라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내년 3월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분주하다. 특금법의 핵심 요건인 자금세탁방지(AML) 시스템을 구축해 투명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고, 신규 코인 상장 및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출시하며 본격 경쟁을 대비한 사업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8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 특금법 시행령이 공개돼 입법 예고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분석원(FIU)과 정부 유관부처는 가상자산 사업자 범위와 실명확인계좌 발급 기준 등 주요 쟁점에 대해 업계 의견을 수렴하며 시행령 세부 내용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금법은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제 도입 △고객확인 및 자금세탁방지 의무 부여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 △실명확인가상계좌 발급 △다크코인 거래 금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지난 3월 특금법을 공포하면서 1년 후에 시행하기로 했고, 기존 사업자에 대해선 6개월의 유예기간이 부여돼 가상자산 거래소 및 사업자들은 내년 9월 이전에 특금법에 규정된 자격요건을 갖추고 FIU에 신고를 해 수리를 받아야만 영업을 계속할 수 있다.
이에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우선적으로 자금세탁방지 등 준법감시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다. 빗썸은 전날 △자금세탁행위 방지를 위한 고객확인(CDD·EDD) 의무 수행 및 의심거래보고(STR) 시스템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 △가상자산 거래 추적 시스템으로 구성된 AML 토털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은행·보험 등 기존 금융권에도 자금세탁방지 솔루션을 공급한 옥타솔루션과 함께 시스템을 만들었으며, 향후 특금법 시행령이 공표되면 트래블룰(Travel Rule) 지원을 위한 여러 기능들을 옥타솔루션의 ‘옥타레그테크플랫폼(ORP)’에 통합해 시스템 보완·개선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빗썸은 지난 4월 허백영 전 대표를 새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하고, 지난해 설립했던 자금세탁방지센터를 중심으로 준법감시 시스템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금융권 출신의 준법감시 전문인력을 충원하고 임직원 대상 교육을 정기화하며, 업무 규정도 보강할 예정이다.
빗썸 관계자는 “특금법이 시행되면 사실상 거래소 인허가제와 마찬가지가 되므로 이를 위한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며 “ISMS를 갱신하고 은행에서 발급받은 실명확인 계좌를 유지하는 조건도 맞추는 등 내부 통제 강화에 애쓰고 있다. 시행령이 구체화되면 그에 맞춰 준비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도 지난 7월 AML 시스템 개발 및 구축을 완료했다. 이에 앞서 글로벌 가상자산 및 블록체인 전문 분석기업 체이널리시스, 크리스탈과 제휴를 맺고 내부 통제 역량 강화에도 나섰다. 또 송금인과 수취인 정보 파악이 불가능한 지코인(XZC), 버지(XVG), 나브코인(NAV), 익스클루시브코인(EXCL), 호라이즌(ZEN) 등의 다크코인 5종에 대한 거래도 종료했다.
빗썸과 업비트 이외에도 코인원은 지난 2월 에이블컨설팅과 AML 구축을 완료했으며, 한빗코는 지난 4월 다우존스 워치리스트를 도입하는 등 거래소들의 AML 구축을 위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특금법 시행과 함께 펼쳐질 본격적인 고객유치 경쟁에 대비해 사업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업비트와 코인원은 올해 각각 41개, 57개의 종목을 신규 상장하면서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특히 세럼(SRM)·컴파운드(COMP)·커브(CRV) 등 최근 가상자산 업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탈중앙화 금융서비스(디파이) 관련 코인들이 연이어 상장됐다. 빗썸도 지난 4월부터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 ‘불닥스’를 통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디파이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업비트는 지난달 휴대전화 번호만으로 수수료 없이 계정간 가상자산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기능을 출시하는 등 금융 서비스 다각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업비트 관계자는 “ISMS를 갱신하는 등 특금법을 위한 사전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며 “고객의 효율적인 가상자산 투자 및 관리에 도움이 될 새로운 기능들도 계속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