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승현 기자
2017.12.07 16:56:58
검찰에 대상자 검토 공문 발송 뒤 靑과 의견조율키로
사면심사위→국무회의→대통령 확정 절차 거쳐야
김대중 전 대통령 취임 17일만에 552만명 특사
[이데일리 이승현 김성곤 기자] 문재인 정부가 설 연휴 등 내년 초 첫 특별사면 단행을 예고한 가운데 청와대와 법무부가 대상자 조율작업에 나서는 등 준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7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달 일선 검찰청에 사면 대상자를 검토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데 이어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대상자 명단을 두고 의견을 조율할 예정이다.
특별사면 절차는 △검사 또는 교정시설장의 특사 제청 △검찰총장의 특사 상신 신청 △사면심사위원회 심사 후 법무부 장관의 대통령에 대한 상신 △국무회의 심의의결 △대통령 확정·공포 순서로 진행된다. 특별사면의 경우 일반사면과 달리 국회의 동의가 필요없이 대통령의 결정으로 최종 확정된다. 현재는 내년 초로 예정된 특별사면 대상자의 명단을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분석된다.
앞서 법무부가 검찰에 보낸 공문에는 △세월호 참사 관련 집회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반대 집회 △용산참사 관련 시위 △밀양 송전탑 반대 집회 △제주 해군기지 건설사업 반대 집회 등의 형사처벌자(집회시위법 위반자)들 사면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로교통법 위반 등 민생사범도 특별사면 검토 대상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 이날 기자들과 만나 법무부에서 집시법 위반자 전원 사면을 검토 중이라는 언론보도에 대해 “민생부분”이라며 “시국과 관련해 법무부 차원에서 검토가 있었을 것 같다. 최종적으로 여러 검토 후 올라와야 하니까 그것을 보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울러 시국사범 제외 여부에 대해선 “법무부가 주관한다”며 “검토 결과가 올라온 것을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함께 “성탄절 특사라는 법적인 규정이 없고 굳이 12월 25일에 메여서 할 필요는 없다”며 “한다면 연말보다 연초쯤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박상기 법무부 장관도 지난달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사면심사위에 임기가 만료된 위원도 있어 구성이 완료되지 않았다”며 성탄절 특별사면은 사실상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역대 대통령들도 집권 1년차에 사면을 단행한 바 있다.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은 취임 10일 만인 1993년 3월 공안사범 약 5800명을 사면·복권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도 취임 17일 만인 1998년 3월 외환위기 극복 차원에서 552만명에 대한 대규모 사면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출범 두 달만인 2003년 4월 1424명의 양심수를 사면·복권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념으로 2008년 6월 150명을 특별사면 및 감형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집권 1년차에 사면조치를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