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美 금리인상 기대 솔솔…눈길 가는 달러
by권소현 기자
2016.09.06 16:09:04
연준내에서 매파적 발언 잇달아…''나홀로 긴축''
연중 최저수준 근접…성향과 기간따라 금융상품 선택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아직 늦지 않았다. 달러화에 투자할 때다”
달러화 자산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의 여파로 올해는 물건너가는 듯했던 미국 금리인상 기대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지표에 따라 전망도 오락가락 하지만 선진국 중에서 미국이 유일하게 긴축을 논하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달러화를 주목할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마침 원·달러 환율도 연중 최저 수준에 가깝다. 전문가들은 연 5% 안팎의 수익률을 기대한다면 지금 달러에 투자할 만하다고 조언한다.
지난달 말 미국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주최 심포지엄(잭슨홀미팅) 이후 미국 금리인상 기대감은 크게 높아졌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에 이어 2인자인 스탠리 피셔 부의장, 지역 연은 총재들이 잇달아 금리인상을 시사하는 매파적 발언을 내놓으면서 군불을 때고 있다.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 8월 고용지표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국 금리인상 기대감이 다소 후퇴하긴 했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지난 2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연방금리(FF) 선물에 반영된 9월과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각각 21%, 41.1%다.
현재 달러화 수준도 투자하기 부담스럽지 않다는 평가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산출한 달러인덱스는 지난 2일 현재 95.84로 연중 고점 대비 3.8% 낮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은 5일 1105.2원으로 마감해 올해 최고치였던 1238.8원에 비해 10.8% 하락했다. 지난달 중순 기록한 연중 저점 1092.2에 근접한 수준이다.
정미영 삼성선물 리서치센터장은 “주요 선진국이 금리를 내리거나 통화완화 정책을 취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유일하게 긴축에 나섰기 때문에 달러화는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게다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는 원·달러 환율이 경상수지나 외국인 자금 등 수급에 영향을 받았지만 이후에는 한미 금리차와의 상관관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원·달러 환율도 오를 가능성이 과거에 비해 더 높아졌다는 뜻이다.
달러에 투자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달러예금이다.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통장에 넣어두면 된다. 달러가 오르면 언제든 찾아서 환전할 수 있는 수시입출금식 예금은 금리가 연 0.1% 수준에 불과해 환차익만 기대할 수 있다. 달러 정기예금은 1개월 회전식 예금에 보통 가입하는데 금리가 연 0.2~0.3% 수준이다. 1년 만기로 가입하면 연 1.4% 안팎으로 소액이나마 이자도 얻을 수 있다. 달러예금으로 환차익이 발생해도 이자소득세나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은 아니지만 달러예금으로 얻은 이자에는 이자소득세 15.4%를 내야 한다. 또 환전할 때 수수료가 든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달러로 환전해 은행 대신 증권사로 가도 된다. 증권사가 판매하는 달러 환매조건부채권(RP)에 맡기면 3개월 만기의 경우 은행보다 높은 연 1% 안팎의 수익률을 제공한다.
달러선물 상장지수펀드(ETF)도 있다. 달러 움직임보다 더 큰 수익을 얻을 수도 있고 하락에 베팅할 수도 있어서 공격적인 성향의 투자자에게 알맞다. 주식 매매하듯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손쉽게 사고팔 수 있고 펀드라 수수료가 있긴 하지만 0.5% 안팎으로 일반 펀드에 비해 저렴하다.
한국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달러선물 레버리지 ETF는 미국 달러선물 지수 움직임의 두 배 수익률을 추구한다. 달러선물 인버스 ETF는 역의 수익률을 추구해 달러화가 하락하면 수익을 내는 구조다. 미국 S&P 미국 달러화 선물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증권(ETN)를 통해 달러 움직임만큼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달러선물을 통해 좀 더 공격적인 투자도 가능하다. 달러선물은 미래 특정 시점에 정해진 환율로 통화를 사거나 팔겠다고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다. 다만 1만달러 단위로 거래되며 거래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계좌에 3000만원의 예탁금을 넣어놔야 한다. 위탁증거금과 유지증거금율이 각각 4.8%, 3.2%다. 선물거래 특성상 적은 돈으로 큰 돈을 벌 수 있는 레버리지 효과가 크지만 마진콜 제도가 있어서 최악의 경우 깡통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선물거래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거래할 필요가 있다.
중위험 중수익을 추구하는 주가연계증권(ELS)과 파생상품결합증권(DLS)을 통해 달러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달러를 기초자산으로 설계된 이 상품들은 3~6개월 단위로 일정 기준을 만족하면 미리 약속한 수익률과 함께 상환되는 상품이다. 수익률은 보통 연 3~5% 수준이다.
환헤지를 하지 않은 해외 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등 해외 펀드의 투자자산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좌우되지만 여기에 달러화가 오른다면 환차익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환차익은 과세대상이다. 대신 해외 운용사가 해외에서 운용하는 역외펀드에 투자하면 환차익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달러 등 해외 통화로 직접 운용되지만 국내 은행과 증권사를 통해 가입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라면 달러연금보험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보험료를 달러로 내고, 탈 때에도 달러로 지급받는 상품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달러가 오를 것으로 예상될때 투자하기 적합하다.
신현조 우리은행 잠실역지점 PB 팀장은 “미국이 9월에 금리인상을 못 하는 상황이 되더라도 연내에는 한 번 정도는 올릴 것으로 본다”며 “원·달러 환율이 1100원 선에서 거래가 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달러 자산에 투자해도 크게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