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정현 기자
2022.08.24 18:09:47
신한은행 대출금리 최대 0.5%p 인하
시중은행 중 예대차 가장 커 ‘부담’
토스뱅크도 수신금리 인상 긍정 검토
예대차 의식한 은행권 금리 변경 움직임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사상 첫 은행별 예대금리차 공시에서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큰 격차를 보였던 신한은행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신용대출 금리를 최대 0.5%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
‘줄세우기’식 예대차 공시에 부담을 느낀 은행권이 신한은행을 시작으로 예대차 축소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인터넷전문은행 가운데 예대금리 차이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난 토스뱅크도 수신금리 인상을 저울질하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날부터 ‘직장인대출’을 포함한 일부 개인신용대출 금리를 최고 0.5%포인트까지 낮추기로 했다. 기보유 주택을 담보로 한 생활안정자금 목적의 주담대는 최대 0.2%포인트 낮춘다. 5년 고정금리 상품의 경우 0.2%포인트를, 변동금리 상품의 경우 0.1%포인트 낮춘다.
전세대출의 경우 모든 종류 대출상품을 0.2%포인트씩 일괄 인하한다. 주택금융공사와 주택도시보증, 서울보증이 보증하는 상품이 모두 해당된다. 코픽스와 금융채 1년물, 금융채 2년물을 지표금리로 하는 상품이 전부 0.2%포인트씩 낮춰진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번 조치와 관련해 “지난 7월 한국은행의 ‘빅스텝’ 이후 차주들의 이자 부담을 감안해 대출금리를 낮추고 있다. 이번 조정도 그 일환”이라며 “앞으로도 주담대 및 전세대출 취급 시 고정금리 활성화 정책을 유지할 계획이며 햇살론, 새희망홀씨 대출 등 서민지원대출도 확대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은행권에서는 신한은행의 이번 조치가 지난 22일 공개된 은행별 예대금리차 공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공시에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 가운데 신한은행의 예대금리차가 가장 컸는데, 여기에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냐는 추측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7월) 신한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는 1.62%포인트로 우리은행(1.40%포인트), NH농협은행(1.40%포인트), KB국민은행(1.38%포인트), 하나은행(1.04%포인트)보다 컸다.
신한은행뿐 아니라 예대금리차 공시가 부담스러운 여타 은행들도 수신금리 인상과 대출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은행 가운데 예대금리차가 가장 컸던 토스뱅크도 수신금리의 전반적인 인상을 검토 중이다. 토스뱅크는 입출금이 자유롭지만 금리는 수시입출식 예금보다 높은 이른바 ‘파킹통장’을 금리 연 2% 수준으로 운영하고 있다. 최고 연 3%를 주는 ‘키워봐요 적금’도 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최근 시장 상황과 경영 환경을 고려하면서 (수신금리 인상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파킹통장과 적금상품 등 전반적인 인상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가계 예대금리차가 가장 컸던 JB전북은행 역시 예대차 축소를 고심하고 있다. 이르면 이번달 말에 전반적인 수신금리 인상에 나설 계획이다.
이들뿐 아니라 ‘이자 장사’ 시선을 피하고 싶은 다른 은행들도 수신금리를 올리거나 대출금리를 낮추는 방식으로 예대금리차 축소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6일부터 일부 대출상품 금리를 낮추기로 한 농협은행이 대표적이다. 농협은행은 NH새희망홀씨대출에 최대 0.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추가할 예정이다. NH청년전월세대출에는 0.3%포인트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농업인에 대한 우대금리도 최대 0.3%포인트 확대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아무래도 은행 줄세우기가 되다보니 예대금리차 공시에 민감해 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일부 은행들이 대출 금리 인하에 돌입할 경우 다른 은행들도 인하에 동참할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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