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어민 제물"vs"대통령실 썩은 내"…여야, 연일 정치공방만(종합)
by박기주 기자
2022.07.19 17:45:12
尹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여야, 물고 물리는 싸움
與, 통일부 공개 영상 언급 "누가 봐도 억지로 끌려가"
野, 사적 채용 논란 두고 "대통령실이 직업소개소?"
원 구성 협상은 이날도 공방만..과방위 힘겨루기 지속
[이데일리 박기주 배진솔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집권 여당의 지지율이 연일 동반 하락하는 상황에서 이를 막기 위한 여당과 반전의 계기를 삼으려는 야당의 공방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과거 문재인 정권의 북한 관련 문제를 계속 수면 위로 올려 흠집을 내려고 하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실의 사적 채용에 대한 맹폭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여야는 국회가 정작 해야 할 원 구성이라는 숙제는 여전히 풀지 못했다.
|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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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19일 전날 통일부가 공개한 탈북 어민 북송 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언급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매우 참담하고 충격적인 장면이었다. 바닥에 무릎을 꿇고 주저앉고 뒷걸음질치는 등 누가 봐도 억지로 끌려가는 기색이 역력했다”며 “김정은과 정상회담 쇼를 위해 탈북어민을 제물로 바쳤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권 대행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강제북송 사건을 계속해서 옹호하면 국회 차원에서 자발적인 북송 영상을 확보하고 강제 북송 영상과 비교 분석하는 방법을 고려하겠다고 압박했다. 권 대행은 “남한 북방한계선(NLL) 수역으로 들어온 사람들 중에 자발적으로 북송을 원했던 사람들이 많이 있다. 동영상이 확보되면 (판문점 강제 북송 영상과)비교해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통일부는 ‘탈북어민 강제북송’ 당시 판문점에서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는 탈북어민이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을 넘어갈 당시 모습과 음성 등이 고스란히 담겼다. 특히 MDL을 눈 앞에 두고 바닥에 무릎을 꿇고 주저 앉거나 머리를 땅에 찍으며 자해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한기호 당 사무총장은 “인권 변호사 문재인 전 대통령은 김정은과 어떤 거래를 했길래 극악무도한 행위를 했는지 이유를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도 “탈북어민을 강제로 돌려보낸 것은 야만적 행위다. 관련자 모두 응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러한 여당의 공세에 대해 민주당 측은 인사 논란 등을 덮기 위한 ‘신북풍몰이’라고 꼬집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에 역부족인 ‘무능’을 덮기 위해 스스로 유능하다고 여기는 요란한 수사와 전 정권 비판에만 앞장서는 꼴”이라며 “돌아선 민심을 공안 정국 조성으로 타개해 나가려는 과거 권위주의 정권의 형태만 답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안보문란 규탄한다’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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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인이 대통령실에 근무하고 있다는 의혹 이른바 ‘사적 채용 논란’에 집중 포화를 쏟아부었다. 지난 유럽 순방 당시 김건희 여사의 지인이 동행했다는 의혹과 더불어 국민의힘 주기환 전 광주시장 후보 아들과 윤 대통령의 지인의 아들들이 대통령실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윤석열 정권의 인사 문란, 안보문란 규탄’ 의원총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대통령실이 정말 썩은 내가 진동한다’는 이런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대한민국의 국기에 관한 논란”이라며 “대통령실 직원들의 문제 채용 문제는 과거 어느 정권에서도 볼 수 없을 정도로 기준과 원칙도 없는 사적 채용 인사로 가득 차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원내대표는 “사적 채용 논란이 도를 넘었다. 강릉 우 사장 아들 채용을 감싸기 위해 대통령실과 원내대표가 나서 상식에 반하는 발언을 해 국민 분노만 더 키웠다”며 “우 사장 아들은 지난 대선 윤 대통령에게 1000만원 후원한 최연소 후원자다. 후원금을 아들 명의로 (우사장이) 냈다는 합리적 의심뿐만 아니라 아빠 찬스로 대통령실에 입성했다고 생각하지 않겠느냐”고 꼬집었다.
연이은 논란이 제기되자 야당에서는 대통령실을 ‘직업 소개소’라고 비꼬기도 했다. 민주당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송갑석 의원은 “용산 대통령실이 윤 대통령 지인들의 직업소개소인가”라며 “윤 대통령의 연줄 채용이 줄줄이 발각되고 있다. 얼마나 더 많은 불공정이 용산 대통령실에 정체를 숨기고 있을지 짐작할 수조차 없다”고 말했다.
한편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의장 주재 비공개 회동을 했지만, 방송통신위원회를 피감기관으로 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배분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양측은 과방위원장을 서로 맡아야 한다는 주장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갈등은 여야가 마감시한으로 정한 오는 21일까지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