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인재 1.7만명 육성…반도체 계약학과 신설

by신중섭 기자
2019.04.30 15:30:00

고려대·연세대 2021년부터 반도체 계약학과 年80명 선발
석·박사 단계서도 수요맞춤형 전문인력 4700명 양성
한국 폴리텍대 안성캠퍼스 ''반도체 특화형'' 전환

(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시스템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대학과 기업이 손을 잡고 반도체학과를 신설하는 등 총 1만 7000명 규모의 전문 인력 양성이 추진된다.

정부는 30일 시스템반도체 산업 육성을 골자로 한 ‘시스템반도체 비전과 전략’을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시장과 기업이 요구하는 고급인력을 언제든지 공급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 구인난 해소와 시스템반도체 인력 저변 확대 등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목표다.

정부는 학사, 석·박사 등 단계별 인력양성 프로그램 마련과 실무교육 강화 등을 바탕으로 오는 2030년까지 고급·전문인력 1만 7000명을 양성할 계획이다.

먼저 학사 단계에서는 ‘채용조건형 반도체 계약학과’와 ‘전공트랙’을 신설해 3400명 수준의 인력 양성에 나선다. 계약학과는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연협력촉진에 관한 법률’에 근거, 대학과 기업이 계약해 정원 외로 개설·운영하는 학과다. 기업체 직원의 재교육이나 직무능력 향상을 위한 ‘재교육형’과 채용을 조건으로 하는 ‘채용조건형’으로 나뉜다.

이번에 신설되는 반도체 특화 계약학과는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로, 오는 2021년 연세대·고려대에 신설돼 5년간 운영된다. 연세대는 삼성전자와 계약을 맺고 한 학년 정원 50명으로 운영하며 고려대는 SK하이닉스와 계약해 한 학년 정원 30명으로 운영한다. 이밖에 서울대와 카이스트 등도 업계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 계약학과 학생들에 대한 등록금 지원·채용우대뿐 아니라 학과 운영에 필요한 비용이나 실습장비 등 교육인프라 구축도 지원한다. 교수진은 반도체 업계의 고숙련 퇴직 인력을 채용하는 방향으로 추진된다.



시스템반도체에 특화된 이론·실습 교육을 제공하는 ‘전공트랙’도 마련된다. 대학 내 여러 학과(컴퓨터공학, 전자공학 등)에 개설된 시스템반도체 관련 전공과목들을 서로 연계해 이수하는 방식으로 3~4학년 학부생들이 지원 대상이다. 산업계 수요조사를 기반으로 커리큘럼을 구성, 산학 협력 프로젝트나 공정·EDA 툴 실무교육 등을 통해 연간 200명 수준의 인력을 배출한다는 목표다.

석·박사 단계에서도 전공 융합을 통한 ‘융합형 전문인력’과 기업수요에 맞춘 ‘수요맞춤형 전문인력’ 등 4700명 규모의 고급·전문 인력을 양성한다. 융합형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서는 오는 2020년부터 반도체 관련 분야 대학을 서로 연계해 ‘반도체 소자-설계-제조’ 융합 전공이 신설된다. 2개 이상 대학이 융합교육·연구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석·박사생은 교차 참여 및 연구를 하게 된다.

기업과 정부의 1:1 매칭을 통해서도 인력을 양성한다. 미래 차, 스마트 가전, 첨단로봇 등 차세대 유망분야 반도체 설계·공정기술 R&D를 지원, 석·박사급의 우수 인력을 양성한다는 목표다. 특히 산업계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전력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산학 연계형 석·박사 양성 프로그램도 추진된다.

반도체 설계와 실제 칩 제작 등 실무교육 강화를 통해서도 8700명 수준의 인력을 양성한다. 한국 폴리텍대학의 안성캠퍼스를 ‘반도체 특화형’으로 전환해 맞춤인력을 길러 내고, 반도체 설계교육센터(IDEC)를 활용해 대학(원)생과 재직자 대상으로 이론교육과 실습기회도 제공한다. 이밖에 대학 연구소의 노후 장비·시설 등 인프라 개선도 이뤄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