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서프라이즈'..국내완성차, 21개월만에 판매 증가(종합)

by이승현 기자
2020.10.05 17:30:51

총 67만8549대 판매..전년동월 比 2.4% 증가
내수시장에선 카니발·아반떼 등 신차효과 빛 발해
한국지엠 수출 2배 이상 증가..월 최대 기록 세워
4분기 해외시장 회복세 타고 해외판매도 증가 전망

9월 국내 완성차 판매 실적 (자료=각 사)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지난 9월 국내 5개 완성차업체가 내수에서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하며 내수와 해외판매 합쳐 총 67만 8549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월보다 2.4% 증가한 실적이다. 국내 완성차업체가 전년 동월과 비교해 증가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8년 12월 이후 1년 9개월만이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내수위축이 우려됐으나 신차 효과와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내수판매가 23.2%나 늘었다. 또 해외 판매 역시 해외 주요 시장이 코로나19 여파에서 벗어나 점차 정상화되면서 감소폭이 크게 줄었다. 이같은 추세라면 4분기에는 해외판매 역시 증가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한국지엠·쌍용자동차·르노삼성자동차 등 완성차 5개사는 5일 일제히 지난 9월 판매실적을 발표했다.

내수판매는 13만8530대로 전년보다 23.2% 증가하며 한달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해외판매는 54만19대로 전년보다 1.9% 감소했지만 전월(11.4% 감소)보다 감소폭을 대폭 줄였다. 결과적으로 전체 판매가 지난해 이후 처음으로 2.4% 늘었다. 지난해와 올해 모두 해외 판매가 부진하면서 계속해서 마이너스 실적을 거듭해 왔다.

내수 시장에선 신차 효과가 두드러졌다. 기아차 카니발(1만130대)과 쏘렌토(9151대), 현대차 아반떼(9136대), 싼타페(4520대) 제네시스 G80(6040대) 등 최근에 출시된 신차를 중심으로 판매가 늘었다. 또 현대차 그랜저는 9월에도 1만1590대가 팔리며 지난 3월 이후 7개월 연속 판매 1만대를 돌파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또 업체별로 코로나19를 돌파하기 위해 펼친 공격적인 마케팅 노력도 빛을 발했다. 쌍용차의 경우 렉스턴 스포츠 다이내믹 에디션 등 3개의 스페셜 모델을 출시한 것이 시장에서 통하면서 내수가 전년 동월 대비 13.4%, 전월대비 20.8% 늘었다.

해외판매의 경우 한국지엠의 성적표가 눈길을 끈다. 한국지엠은 9월 총 3만4447대를 수출해 전년 같은 달보다 112.3%나 실적이 늘었다. 트레일블레이저와 형제 차종인 뷰익 앙코르 GX가 총 2만53대 수출돼 선적 개시 이후 월 최대 기록을 세웠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지금까지 총 10만대 이상의 누적 수출 실적을 올리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 받고 있다.

기아차 역시 해외판매가 7.7% 증가했다. 스테디셀러 모델인 스포티지가 3만2736대 팔리며 해외 최다 판매 모델이 됐고 셀토스가 2만7262대, K3(포르테)가 2만1212대로 해외 판매를 주도했다.



업체별로 보면 현대차의 경우 국내 6만 7080대, 해외 29만 3682대 등 총 36만762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국내 판매는 33.8% 증가했고 해외판매는 11.2% 감소해 전체적으론 5.3% 감소했다.

기아차는 내수와 해외판매 모두 성장하며 전년보다 10.3%나 늘었다. 적극적인 신차 전략과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 호조세가 판매 성장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기아차는 9월 미국시장에서 5만5519대를 판매, 작년 같은 기간보다 24.4% 증가한 호성적을 기록했다.

5개사 중 가장 좋은 성적표를 받은 곳은 한국지엠이다. 9월 전체 4만544대를 판매, 전년 보다 89.5%나 판매가 늘었다.

쌍용차도 9834대로 전년 보다 24.5% 줄긴 했으나 전체 판매는 2개월 연속, 해외 판매는 3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하면서 향후 전망을 밝게 했다.

가장 안 좋은 성적표를 받은 곳은 르노삼성이다. 9월 판매가 5934대에 그쳐 5개사 중 가장 판매가 저조했다. 8월에 이어 2달 연속 꼴찌를 기록한 것이다. 내수(24.1% 감소)와 해외(80.4% 감소)판매 모두 큰 폭으로 줄었다. 주력차종인 XM3의 판매가 1729대에 그쳤고 신차인 SM6 역시 403대만 팔리며 신차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수출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9월에 1452대까지 쪼그라들었다.

업계에선 4분기 상황이 더 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요 국가가 코로나19 영향권을 벗어나면서 경제 상황이 나아지고 있어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조사에 따르면 미주, 유럽, 아시아 등 주요 자동차 판매 9개국의 전년동월 대비 판매 감소폭이 4월 35.9%에서 7월 1.3%까지 큰 폭으로 줄어 드는 등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코로나19 위기를 잘 극복하면서 내수와 해외판매 모두에서 긍정적인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며 “4분기에 해외시장이 정상화되면 더욱 판매 증가폭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