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中관광객 27만명 취소..정부 "사드와 무관"(종합)

by최훈길 기자
2017.02.06 16:15:14

1달새 139건 입항·27만명 방한 취소
항공·화장품·비데 보복논란과 시기 겹쳐
크루즈 관광객 목표치 5만명 느는데 그쳐
정부 "3년내 500만 유치"..업계는 ''불안''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최근 크루즈선 입항이 잇따라 무산돼 중국인 관광객 수십만명의 방한계획이 취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한한령(限韓令·한류금지령) 관련성에는 선을 그었다. 관광업계에서는 관광객 유치에 타격을 입을까 긴장하는 분위기다.

6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올해 크루즈선 입항이 당초 1125항차(작년 12월31일 기준 건수)가 계획돼 있었으나 한 달 새 986항차(2월1일 기준)로 감소했다. 방한이 예정됐던 관광객은 같은 기간 249만명에서 222만명으로 27만명(10.8%) 줄어들었다. 제주항이 61항차(9만명), 부산항이 44항차(9만명), 인천항이 34항차(9만명)씩 입항 계획이 취소됐다.

중국 관광객의 방한 계획이 취소되면서 줄줄이 입항이 무산됐다. 해수부에 따르면 입항 계획을 취소한 관광객 대부분은 중국인인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에선 한 달 새 27만명이나 입항 계획이 급감한 데 우려하는 분위기다. 게다가 작년 말부터 △제주항공(089590)·아시아나·진에어 전세기 항공노선 불허 △삼성SDI(006400)·LG화학(051910) 등 배터리 보조금 지급 배제 △화장품 반송 △비데 불합격 등 잇따라 사드보복 의혹이 불거졌다.



하지만 크루즈선 입항계획 취소와 사드와는 무관하다는 게 정부의 공식 입장이다. 엄기두 해수부 해운물류국장은 “관광객 모집, 시설 확보를 위해 전년도에 계획을 부풀려 잡은 게 있었다”며 “입항계획 취소에 사드의 직접적 영향은 없었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전략시장과 관계자도 “크루즈 입항계획은 연간 10~15% 취소돼 왔다”며 “전체 크루즈 관광객은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올해 크루즈 관광객은 10만4341명(1월 말 기준)으로 작년 1월(6만150명)보다 4만명 가량 늘었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올해 크루즈 관광객이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무역보복 파장이 관광업계에도 파장이 미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이 결과 올해 크루즈 관광객 목표치는 200만명으로 작년 크루즈 관광객 수보다 5만명 느는데 그쳤다. 지난달 김영석 해수부 장관은 “올해 크루즈 관광객은 248~249만명 정도 예상됐지만 (최근 국제 정세 등으로) 분위기가 10~20% 정도 빠지기 시작해 200만명 달성을 목표로 잡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앞으로 해수부는 2020년까지 크루즈 관광객 500만명 유치를 목표로 △올해 하반기까지 크루즈 부두 5곳을 신설(서귀포 강정항 2곳·부산항 1곳·인천항 1곳·속초항 1곳) △평창 인근 속초항에 10만t급 대형 크루즈 선박의 입항 협의 △3월부터 미국 마이애미, 중국 상해·북경·천진, 일본 동경에서 관계부처 합동 마케팅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업계의 불안과 관련해 “3년 남았지만 현 상황이 안정되면 충분히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