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첫 실형 후 '계엄재판' 속도…박성재·한덕수에 경호처까지 심리 속속
by이지은 기자
2026.01.19 16:03:08
박성재 ''주2회 일정'' 조정 요청에도…재판부 강행 결정
계엄 전후 ''직권남용'' 尹정부 고위직들 공준기일 진행
한덕수 내란죄 성립 여부 주목…경호처 책임론도 고조
[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실형 선고로 3대 특검 기소 사건에 대한 사법부의 첫 판단이 내려진 가운데, 이번주 법원에서는 12·3 비상계엄 관련 의혹을 받는 지난 정부 핵심 인사들에 관한 재판이 줄줄이 이어진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과 이완규 전 법제처장 등 이른바 ‘친윤 법조 라인’의 공판 개시 절차를 시작으로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방조 혐의 선고까지 예정돼 이목이 쏠리는 상황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는 19일 오전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박성재 전 장관과 이완규 전 처장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정식 공판을 오는 26일 열기로 결정했다.
조은석 내란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계엄 선포 직후 법무부 간부들을 소집해 출입국본부 출국금지팀에 비상대기명령을 내리고 합동수사본부로의 검사 파견 검토, 교정시설 수용 공간 확보 지시 등을 해 내란에 가담했다고 보고 있다. 이 전 처장은 국회 법사위에서 ‘삼청동 안가 회동’의 성격을 허위로 증언한 혐의를 받는다.
박 전 장관 측은 6월 중순까지 매주 2회씩 예정된 재판 일정에 대해 조정을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신속 재판’을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부장판사는 “저희가 기일을 이렇게 정한 건 다른 특검 사건들을 진행하다 보면 예상치 못하게 기일이 늘어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며 “기존 경험에 비춰봤을 때 일단 진행을 하는 게 더 적절한 부분이고 절차가 신속하게 진행돼 종결하는 데 문제가 없으면 적절히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에는 국회 추천 헌법재판관 미임명 혐의와 관련해 한덕수 전 총리와 최상목 전 부총리 등 윤석열 정부 주요 국무위원들에 대한 재판 절차도 시작됐다. 정진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 이원모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등 용산 대통령실 핵심 참모진들도 같은 직권남용 혐의로 함께 기소돼 법정에 함께 나선다. 계엄 정국 전후로 불거진 고위직들의 직권남용 의혹 관련 재판이 본 궤도에 오른 셈이다.
이날 공판준비기일의 쟁점은 특검의 증거목록에 있었다. 최 전 부총리 측은 증거목록을 어떤 공소사실에 해당하는지 구체화해야 인부가 가능하다”고 주장한 반면, 특검팀은 “범행을 하게 된 동기가 모두 녹아 있는 일련의 행위라고 보고 있어 분리를 굳이 고려할 필요가 없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특검팀에는 23일까지 증거 목록을 특정해서 정리해줄 것을, 변호인단에는 29일까지 증거의견을 제시해 줄 것을 각각 요청했다. 이어 당초 예정대로 3일 첫 공판을 열고 특검의 공소요지 진술과 피고인 측의 의견 진술, 이후 입증 계획 설명 등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오는 21일 예정된 한 전 총리의 1심 선고는 계엄이 내란인지에 대한 법원의 첫 판단이 나온다는 점에서 시선이 모인다. 형법상 내란죄(87조) 여부를 밝히는 이번 판결은 내달 19일 예정된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관련 판결의 가늠자가 될 거라는 게 법조계의 관측이다.
한 전 총리는 계엄 선포 전 윤 전 대통령에게 국무회의 소집을 건의하고 국무위원 출석을 독촉해 계엄의 절차적 정당성을 기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계엄 후에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언론사 단전·단수 이행 방안을 협의하고 국회 계엄 해제 요구 결의 후 국무회의 소집을 지연시킨 혐의도 있다. 특검은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와 내란 중요 임무 종사 혐의로 한 전 총리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이는 계엄 선포 당시 국무위원 중 내란 관련 혐의로 내려지는 첫 사법적 판단이기도 하다.
이외 대통령 경호처에 대한 재판도 본격화되고 있다. 오는 20일에는 비화폰 증거인멸 혐의로 추가 기소된 박종준 전 경호처장의 첫 공판준비기일이 진행된다. 22일에는 윤 전 대통령 체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 박 전 처장과 김성훈 전 차장, 이광후 전 경호본부장, 김신 전 가족부장 등 경호처 수뇌부 4명에 대한 공판 절차가 개시될 예정이다. 경호처 실무진과 수뇌부가 내란 가담 및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법정에 세워지며 ‘군·검·경’에 이은 경호처의 책임론도 불거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