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노조 “MBK가 직접 나서라”…정치권 확산 가능성도

by김정유 기자
2025.03.06 14:29:43

6일 MBK 본사 앞서 마트산업노조 기자회견
“김병주 회장 사재라도 출연해 의지 보여야”
노조 “직원 불안감 높아, MBK 먹튀본색 드러내”
민주당과 접선, 을지로위원회와 공세 나설듯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홈플러스 노동조합이 최근 기업회생 사태와 관련해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결자해지를 촉구했다. 사재라도 출연해 홈플러스 회생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달란 주장이다. 정치권과의 합공도 예고했다. 더불어민주당과 홈플러스 사태 해결을 위한 정치적 해법도 함께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마트산업노조가 서울 광화문 MBK파트너스 본사 앞에서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김정유 기자)
안수용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위원장은 6일 오전 서울 광화문 D타워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직원들도 기업회생 신청 언론보도가 나가기 10분 전에야 사실을 통보받았다”며 “MBK가 악질 투기자본의 ‘먹튀’ 본색을 여실히 드러낸 행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트산업노조는 이날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 사무실이 있는 D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K의 책임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안 위원장은 “MBK가 홈플러스 인수 후 투자금 회수에만 혈안이 돼 잘 나가던 점포를 폐점·매각했고, 고정비를 줄인다며 인력을 감축해 통합부서로 전환시켰다”며 “직원들의 불안이 극에 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홈플러스 노조는 MBK가 별 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면 오는 18일 대의원 회의를 열고 세부적인 투쟁 계획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이날 홈플러스 사태 해결을 위해 정치권도 찾았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이날 회의를 갖고 홈플러스 관련 대응 전략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홈플러스 사태가 정치적 현안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감지된다.

안 위원장은 “을지로위원회과 이날 오전에 처음 만났는데 MBK와 같은 투기 세력에 대한 문제에 대해 심각성을 느끼고 있더라”며 “회생절차가 진행되고 있지만 언제 파산으로 갈 수도 있는만큼 을지로위원회에서도 이제부터 논의를 같이 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산하인 홈플러스 노조는 민주당, 진보당 등과 함께 MBK를 압박할 계획이다. 안 위원장은 “(김병주 MBK 회장이) 사재라도 출연해야 회생 의지를 보여야 한다”며 “MBK가 정말 회생의 의지가 있자면 고려아연처럼 수천억원을 투입해야 한다. MBK가 돈이 없는 게 아니지 않느냐”고 언급했다.

이어 “절대 있어선 안 되겠지만 홈플러스가 파산까지 간다고 하면, 살리기 위한 투쟁을 무엇이든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노조는 홈플러스 사측이 공개한 해명자료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노조 측은 “MBK는 자산유동화로 폐점한 점포 중 9개가 재입점할 예정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20202년부터 실제 재입점이 이뤄진 곳은 한 곳도 없었다”며 “고용 인력도 직영과 간접고용을 다 합해 1만여명 줄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사측은 상환전환우선주(RCPS)가 자본으로 전환돼 부채비율이 낮아졌다고 했는데, 원래 회생 절차에서 RCPS는 후순위 채권으로 분류된다”며 “자본전환에 따라 RCPS의 채권 순위가 변경됨에 따라 MBK가 회생을 사전에 준비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