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전 연준의장, 바이든에 경제 조언…"인종간 경제격차 논의"

by김보겸 기자
2020.08.14 17:35:21

13일(현지시간) 바이든 캠프서 경제 브리핑
인종 간 경제적 격차 논의…확대해석은 경계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경제 자문에 나선 재닛 옐런 전 연준의장(사진=AFP)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재닛 옐런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경제 분야에 대한 정책 자문에 나섰다. 선거캠프에 정책 조언을 한 인물은 후보자가 당선되면 행정부에 입성할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13일(현지시간) 옐런 전 의장은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한 호텔에서 바이든 후보 대선캠프가 주최한 경제브리핑에 화상으로 참석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재러드 번스타인 예산정책센터 이코노미스트와 헤더 바우시 워싱턴평등성장센터 대표, 라즈 체티 하버드대 공공경제학 교수,리사 쿡 미시간주립대 국제경제학 교수 등도 참석했다.

이날 옐런 전 의장이 브리핑에서 말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바이든 후보는 “인종 간 경제 격차 등 여러 이슈를 다뤘다”며 “연준이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정기적으로 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광범위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옐런 전 의장의 참석이 주목받는 이유는 일반적으로 연준 관리들은 퇴임 후에도 기관의 독립을 지키기 위해 공공연한 정치활동을 꺼리기 때문이다. 1987년부터 18년동안 연준을 이끈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은 2006년 연준을 떠난 이후에는 어떤 선거운동에도 조언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린스펀 전 의장의 전임자인 폴 볼커 전 의장은 퇴임 이후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경제회복자문위원회(ERAB) 의장을 역임했다.

이런 가운데 옐런 전 의장의 브리핑 참여 소식이 전해지자 바이든 캠프 합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선 캠프에 참여한 정책 전문가들은 해당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했을 때 정부 부처의 장관이나 백악관 관료 등 요직에 발탁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이든 캠프 관계자는 로이터에 “옐런 전 의장은 우리 캠프의 정책 자문이 아니라 (대선) 후보들에게 (경제상황 등을) 설명해주는 전문가 중 1명”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옐런 전 의장은 바이든 후보가 민주당 부통령으로 재직하던 당시 연준 의장으로 발탁된 인물이다. 여성이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준을 이끈 건 옐런 전 의장이 처음이다. 노동경제학을 전공한 옐런 전 의장은 2018년까지 연준 의장으로 재임하며 실업률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