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추격하는 K배터리…올해 LFP 시장 침투 속도 낸다

by공지유 기자
2025.01.06 16:43:27

K배터리 3사 시장점유율 줄고 中기업↑
보급형 전기차 힘 싣기…LFP 적용 확대
韓 기업들 양산 속도…"기술 우위로 돌파"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장기화와 중국 공세 등이 맞물리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의 올해 전망도 밝지 않다. 이에 따라 캐즘 대응과 수익성 개선 돌파구로 국내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갖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시장 선점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부터 중저가 배터리 점유율 확보를 위한 경쟁이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6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시장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3.7%포인트 하락한 19.8%를 기록했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점유율은 1년 전보다 모두 하락한 사이, 중국 기업들의 점유율은 상승했다. 중국 CATL의 지난해 1~11월 배터리 사용량 점유율은 36.8%로 전년 동기 대비 0.6%포인트 늘었다. 비야디(BYD)는 1.2%포인트 오른 17.1%을 기록했다.

최근 전기차 캐즘 장기화에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OEM)들이 보급형 전기차에 힘을 실으면서, 중국 업체들이 주력으로 생산하는 LFP 배터리 탑재 비중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폭스바겐, 제너럴모터스(GM), 현대차(005380), BMW, 테슬라 등 완성차 기업들은 중저가 라인업에 LFP 배터리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LFP 배터리는 저렴한 인산철을 채용해 원가가 낮고, 안정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행 거리가 상대적으로 짧다. 중국 기업들이 LFP에 주력한 반면 우리나라 기업들은 에너지 밀도가 높고 주행 거리가 긴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를 주로 개발해 왔다.
지난해 4월 열린 중국 베이징 ‘오토 차이나 2024’ BYD 전시장 전경. (사진=로이터)
캐즘 등의 여파로 배터리 산업 전반에 구조조정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산을 따라잡기 위해 LFP 시장에 뛰어든 국내 기업들이 올해부터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자 속도를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중국 양극재 업체 룽판커지와 대규모 LFP 배터리 양극재 공급계약을 맺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LFP 배터리를 생산한다. 올해 말부터 5년간 유럽 완성차 업체 르노에 LFP 배터리를 순수 전기차 약 59만대분 규모로 공급한다.

SK온은 2023년 3월 국내 배터리 3사 중 최초로 전기차용 LFP 배터리 시제품을 공개했다. 이르면 내년부터 양산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삼성SDI의 경우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배터리를 개발 중이며, 이외에 니켈망간계(NMX) 배터리 등으로 중저가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중국산 저가 공세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제품 개발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배터리 셀을 모듈화하지 않고 팩 단위로 연결해 LFP 배터리의 낮은 에너지 밀도를 보완하면서 제조 비용을 절감하는 셀 투 팩(CTP) 기술, 배터리 제조비를 최대 30% 낮추는 건식전극 공정 기술 등 LFP 경쟁력 확보를 위한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대규모 정부 보조금 등 혜택이 많아 한국 기업들이 바로 따라잡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면서도 “많은 기술 개발을 통해 가격 경쟁력과 품질 우위를 확보한다면 시장 선점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