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적 어원 식물 이름에도 허용해선 안 돼"
by이선우 기자
2024.07.23 22:25:09
국제식물학회 200여종 식물이름 변경 추진
2026년 1월 중 관련 위원회 구성, 1차 개명
| 인종차별적 어원을 가진 이름으로 개명 대상에 포함된 에리트리나 카프라. 카프르(Caffre)에서 유래한 카프라는 과거 남아공의 옛 영국령이던 카프라리아 출신 흑인 아프리카인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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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국제식물학회가 인종차별적 어원을 가진 식물 이름을 바꾸기로 했다. 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는 23일(현지시간) 국제식물학회 소속 식물학자들이 21일부터 27일까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200여 종의 식물과 균류, 해조류 이름을 바꾸는 내용이 포함된 안건은 식물학자 556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351표, 반대 205표로 의결 기준선인 60%를 넘었다. 학회는 2026년 1월 관련 위원회를 구성하고 연내에 1차 개명을 마무리지을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선 인종차별적 어원을 가진 식물 이름 외에 과거 노예제를 지지한 인물과 관련된 식물 이름도 개명 대상에 포함됐다. 과거 노예와 대농장 소유주였던 영국인 조지 허버트(1757∼1837)의 이름을 딴 호주 관목 히버티아(Hibbertia)가 대표적이다.
일부 학자들은 식물 이름 변경에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에콰도르 출신 식물학자 알리나 프레이레 피에르는 “식물학 외에 많은 분야에서 잠재적으로 큰 혼란과 많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식물 이름 변경에 반대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