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등판 시기 빨라지나…검·경 압박에 조기 복귀설 `솔솔`
by배진솔 기자
2022.04.06 16:51:34
인수위 백현동 개발사업 감사·김혜경씨 법카수사 속도
민주, 정치보복 반발…"文이어 이재명 죽이기"
李`낙선인사`로 등판 제안…尹견제·당 구심점 찾기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검찰과 경찰의 칼날이 더불어민주당을 향하자 이재명 상임고문의 조기등판론이 힘을 얻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견제는 물론 6.1지방선거를 앞둔 당의 정치적 활로를 찾기 위해서도 이재명 고문의 소환시기를 앞당겨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대선에서 패배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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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과 경찰이 전방위적으로 민주당 주변을 압박하고 있다.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는 전날(5일)이재명 상임고문이 성남시장 재직 시절 연루된 의혹을 받는 백현동 개발 사업에 대해 감사할 계획임을 밝혔다. 백현동 사업은 이 상임고문이 성남시장 재직 시절 개발이 불가능한 자연녹지 지역인 한국식품연구원 부지를 준주거지역으로 용도 변경을 해줬다는 의혹이 제기된 사업이다.
4일엔 경기남부경찰청이 이 고문의 배우자인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수사를 위해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해당 사건에 대한 경찰의 첫 강제수사로 김씨와 관련된 수사는 속도를 낼 전망이다. 또 앞서 검찰은 산업부 원전 관련 부서를 압수수색해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추진 과정에서 인사 비위 여부를 조사 중이다.
민주당의 반발은 거세다.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정치보복 의도가 명백한 검찰의 산업자원부 압수수색을 이어받아 경찰이 이재명 죽이기 수사를 벌이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와 여당에 대해선 전광석화같던 수사가 당선인 측근과 김건희씨에 대해선 요지부동”이라고 지적했다. 박홍근 의원도 “살아 있는 권력에는 무조차 자르지 못하면서 선거에서 패한쪽엔 더없이 날카롭다”고 말했다. 이 고문과 배우자, 전임 대통령에 대한 수사들은 본격화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도 윤 당선인의 측근과 배우자 김건희씨에 대한 수사는 움직임이 없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당내에는 6·1 지방선거도 앞둔 엄중한 상황에서 이 고문이 등장해 당 구심점이 돼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일부 친이계 의원들은 이 고문이 호남을 시작으로 전국을 돌며 `낙선 인사`에 나서야 한다고도 제안하고 있다. 친이계 한 의원은 “좀 빨리 나오셔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나온다. 4월 중 낙선 인사를 다니시는 것 어떠냐는 제안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고문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 안팎으로 탄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안으로는 박홍근 원내대표를 시작으로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와 김동연 전 부총리의 경기도지사 출마를 놓고 ‘이재명’ 이름 석자가 심심찮게 등장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 고문이 활동하는 유일한 공간은 온라인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이다. 최근 재명이네 마을에서 `개딸`(성격 드센 딸), `양아들`(양심의 아들)이라 불리는 신규 당원 등 팬으로부터 이장으로 추대되기도 했다.
특히 사정당국의 칼끝이 이 고문을 향하는 상황에서 침묵보단 정면돌파해야 한다는 의견이 커지고 있다.
‘7인회’로 손꼽히는 한 의원은 “검찰과 경찰이 정확한 잣대없이 과잉 충성을 보이고 있다”며 “이럴수록 진보세력과 2030, 중도계층 등이 결집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이 고문이 지방선거 후보가 확정된 후 5월에 지원유세를 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방선거를 뛰어보고 나서 당원들의 요구가 커지면 8월 전당대회에도 자연스럽게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초선 의원도 “윤석열 검찰공화국이 문재인 기소프로세스를 가동하고, 이재명 후보에 대한 수사도 빨라지고 있다”며 “견제할 수 있는 인물이면서, 직전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외 그만한 리더십을 가진 사람이 누가 있을 것인가를 봤을 때 부재하다는 의견이 많다. 구심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모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