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수출입은행장 내정자의 과제

by노희준 기자
2017.09.07 17:06:08

은성수 수출입은행장 내정자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신임 수출입은행장에 내정된 은성수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은 정통 재무관료다. 행시 27회로 재무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과 세계은행(IBRD) 상임이사를 거쳤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을 맡던 당시 은 내정자는 국제금융국장으로 최 위원장과 손발을 맞춘 바 있다. 유럽 재정위기와 신흥국 외환위기 발생시 과감한 시장 안정 조치로 국내 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했다. 이런 점에서 수출입과 해외투자 등 대외경제협력분야를 맡고 있는 공적수출신용기관(ECA) 수출입은행의 수장으로서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은 내정자의 과제는 산적하다. 우선 성동조선 구조조정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2010년 4월 채권단 자율협약에 들어간 성동조선은 현재 생사의 시험대에 올라있다. 독자 생존 가능성을 점검하는 회계법인 실사가 진행중이다. 채권단으로부터 자율협약 이후 2조7000억원의 대출과 선수금환급보증(RG) 5조2000억원을 지원받았지만 극심한 ‘수주가뭄’에 시달리며 존폐 기로에 서 있다. 이전 정부에서 ‘각자도생’을 하라던 정부 입장이 문재인 정부에서 ‘RG지원’으로 바뀔 조짐이나 실사 결과에 따라선 중소조선사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 최 위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중소조선사 지원에 대해 “시황 전망이 상당히 불투명한 상태에서 경쟁력이 불확실한 회사까지 지원해야 하는지 고민”이라고 말한 바 있다.



수출입은행이 최대주주인 국내 최대 방산업체 한국항공우주(KAI)의 분식 의혹도 넘어야할 산이다. KAI는 정부 차원의 방산비리 수사 타깃이 되면서 분식회계 의혹에도 휩싸여 있다. 분식 의혹에 대한 검찰 조사와 금감원 정밀감리가 진행중이나 이미 후폭풍은 거세게 불고 있다. 이 여파로 주가는 산업은행에서 현물출자 받을 때의 6만4100~6만6300원에서 4만2900원(6일 종가)으로 3분1이 넘게 하락했다. 보유 주식이 폭락하면 가치를 재산정하는 과정에서 수출입은행이 손실(손상차손)을 입을 수 있다. 지난달 30일 상반기 결산 보고 이사회에서 이사들은 ‘KAI 리스크’에 우려를 표명했다. 수출입은행의 자본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총자본비율 기준)은 올해 6월말 현재 12.44%로 국내은행 중 최저다. BIS비율이 하락하면 결국 자본확충이 필요해 직간접적으로 혈세가 투입된다.

△전북(57) △군산고, 서울대 경제학과, 美 하와이대 경제학 박사 △행시 27회 △재경부 국제기구과장 △재경부 금융협력과장 △대통령비서실 경제보좌관실 선임행정관 △기재부 국제금융정책관 △기재부 국제금융정책국 국장 △기재부 국제업무관리관 △국제부흥개발은행 IBRD 상임이사 △제6대 한국투자공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