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10년만에 印尼 재진출…부코핀 은행 지분 인수
by박일경 기자
2018.07.02 16:25:41
현지당국 승인…최대 지분율 22% ‘2대 주주’
[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6일 인도네시아 소매금융 전문은행인 ‘부코핀 은행’(Bank Bukopin)과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지난달 29일에는 현지 금융감독청(OJK)으로부터 신주인수 적격기관으로 승인을 받았다.
부코핀 은행은 이달 12일 자본금 증자를 위해 신주인수권을 기존 주주 대상으로 교부 후 2주간 권리행사기간을 거치게 되며 국민은행은 오는 26일 최종 지분율 확정시 최대 22%의 지분 취득 여부가 결정돼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 부코핀 은행은 인도네시아 내 자산 기준 14위의 중형은행(BUKU 3)으로 전국적으로 총 322개의 지점망을 보유하고 있다. 개인고객 및 중소·중견기업(SME, Small & Medium Enterprise) 고객 위주의 리테일 사업을 영위하며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번 부코핀 은행과의 신주인수절차가 계획대로 이행될 경우 국민은행은 지난 2008년 9월말 당시 인도네시아 6위권 은행인 ‘BII’(Bank Internationl Indonesia, 현 메이뱅크 인도네시아) 지분 매각 이후 10년 만에 인도네시아 시장에 재진출하게 된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 2008년 카자흐스탄 5위권 센터크레디트은행(BCC) 지분 41.9%를 9541억원에 사들인 이후 인도네시아 투자가 적절한지를 두고 논란이 일자 BII은행 지분 13.89%를 4억4300만 싱가포르달러(SGD), 우리 돈 3670억원 상당에 매각한 바 있다. 국민은행은 BCC의 장부가를 지난 2016년 말 1000원으로 기재해 대부분의 투자액을 손실 처리했다.
2대 국민은행장인 강정원 전 행장 때 이뤄진 BCC 투자 손실은 황영기 초대 KB금융지주 회장 중도 사퇴 후 회장직무대행으로 10개월간 KB금융을 이끌며 지주 회장 자리까지 도전하려던 강 전 행장의 발목을 잡았다. 강 전 행장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중징계가 확실시되자 직무대행을 포기하고 곧이어 은행장 자리에서도 물러났다.
금융권 관계자는 “BCC 투자 손실은 KB금융 2대 회장인 어윤대 전 회장부터 3대 임영록 전 회장까지 해외진출을 극히 꺼리는 트라우마로 작용했다”며 “10년 만에 인도네시아 금융시장 재진출을 선언한 KB금융이 그간의 트라우마를 털어내고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할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