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임유경 기자
2026.03.26 10:23:52
美 “핵 포기·미사일 제한” vs 이란 “배상·미군 철수”
2월 협상 때 보다 요구 사항 많아져…전면 합의 난망
“핵심 쟁점은 뒤로”…휴전 후 후속 협상 시나리오 부상
미군 증파·이란 강경파 변수…협상보다 충돌 위험 여전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튀르키예, 이집트, 파키스탄 등 중재국들이 미국과 이란 간 평화 회담을 추진 중인 가운데, 양측이 서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 조건을 내세우고 있지만 외교적 합의 도출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일단 양측이 받아들일 수 있는 일부 요구가 충족되면 휴전하고, 논쟁적인 쟁점들은 추후로 미루는 불안정한 평화가 현재로선 최선의 시나리오라고 보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재국들이 이번 주 중으로 미국과 이란 간의 회담을 추진하고 있으며, 공식적으로 협상을 부인하고 있는 이란도 비공식적으로는 더 열린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랍 중재자들에 따르면 이란 측은 적어도 미국과 만날 수 있는 조건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일환으로 회담이 진행될 경우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이 참석할 수 있도록 미국과 이스라엘이 4~5일간 이들을 암살 대상 명단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고 미 당국자들은 전했다.
이란 측은 미국의 협상 추진이 함정일 수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미국과 핵 협상을 진행하기로 한 날짜를 며칠 앞두고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번 협상도 미국이 이란 지도자에 대한 암살 시도를 위한 것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회담이 성사되더라도 협상 타결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양측 모두 전쟁 전 협상 테이블에 올랐던 것 이상의 요구 조건을 내세우고 있어서다.
이란은 미국이 전쟁 피해 배상금을 지급하고 중동 지역 내 미군 기지를 폐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두 가지 모두 타협이 어려운 조건이다. 이란은 또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요구하며, 국제 해운사들이 해협 통과에 따른 비용을 이란에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은 이란에 대해 우라늄 농축 포기, 미사일 사거리·수량 제한, 지역 내 무장세력 지원 중단,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등 15개 항을 종전안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이란 측은 반관영 파르스 통신을 통해 미국의 이 같은 요구를 즉각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