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공백 심각…정부, 보훈부 예비비까지 당겨 현장에 긴급 투입
by박태진 기자
2024.03.06 18:01:27
국무회의서 1285억 예비비 지출안 의결
尹 “의료진·국민 지키기 위해 모든 조치 다할 것”
야간·비상 당직 인건비 지원…의료인력 채용 지원
PA시범사업 통해 법적 보호…공보의·군의관 지속 투입
‘빅5 병원’ 중증·희귀환자 집중시 보상 확대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정부가 최근 전공의 이탈 사태에 따른 의료공백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1200억원이 넘는 예비비를 긴급 투입한다. 또 진료지원 간호사(PA) 시범사업을 통해 전공의의 업무 공백을 메우고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방안도 강구한다. 의료계와의 ‘강대강 대치’가 사그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특단을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세종 어진동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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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의료현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1285억원 규모의 예비비 지출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오늘 국무회의에서 비상진료가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필수진료를 위한 의료인력 투입, 의료진의 헌신에 대한 보상, 환자 상태에 맞는 전원과 치료를 위해 예비비 1285억원을 확정할 계획”이라며 “정부는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현장의 의료진을 보호하고 국민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비비는 예산상 용도가 정해져 있지 않은 돈으로 일종의 ‘비상금’이다. 이번에 편성된 예비비는 보건복지부 1254억원, 국가보훈부 31억원이다.
전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신규 인턴을 제외한 레지던트 1~4년차 9970명 중 약 90% 수준인 8983명이 근무지를 이탈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정부는 전공의가 없는 상황을 고려해 예비비 등 가용자원을 총 동원에 비상진료 체제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확보한 예비비를 활용해 의료 인력의 야간·비상 당직에 대한 인건비를 지원하고 공보의 등을 민간 병원에 파견할 예정이다. 또 전공의 공백을 대체하기 위해 의료인력 채용을 한시적으로 지원한다. 또 중증·응급환자가 적기에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환자 중증도에 따라 병원 간 이송을 지원하고 치료가 가능한 지역병원으로 옮기는 환자에게는 구급차 이용료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또 이날 오후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며 전공의 업무 공백 최소화 방안을 밝히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PA 시범사업을 통해 이분들이 전공의의 업무 공백을 메우고 법적으로 확실히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간호사가 숙련된 의료인으로 성장해 자부심과 보람을 갖고 현장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간호사들의 경력 발전체계 개발과 지원에도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공보의와 군의관을 기존에 소속됐던 병원을 중심으로 투입하고, 병원이 필수과목의 전문의와 간호사를 신규로 채용할 수 있도록, 인건비를 지원해 추가 인력 투입을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대형병원에 대한 지원책도 내놨다. 윤 대통령은 “소위 ‘빅5 병원’은 중증, 희귀환자 진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중증 진료에 대한 보상을 확대하고, 경증 환자에 대한 보상은 줄이겠다”면서 “비중증환자를 지역의 종합병원과 전문병원으로 이송할 경우, 인센티브를 확대하겠다. 이를 통해 그동안 왜곡된 상태로 방치된 의료전달체계를 정상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아울러 최중증 응급환자를 수용하는 권역 응급의료센터는 구급대를 통한 환자 이송과 다른 병원 전원 환자 중심으로 수용해 중증 응급환자가 필요할 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윤 대통령은 “복지부 장관은 관계부처와 협의하여 가용한 자원을 총동원하고, 국민께 피해가 가지 않도록 빈틈없는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바란다”며 “정부는 의료현장의 혼란을 조속히 수습하고, 국민을 위한 의료 개혁을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추진해 반드시 완수해 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