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명걸 중앙대 교수팀, 환경호르몬 독성 영향 규명

by신하영 기자
2022.08.04 18:23:50

내분비교란물질, 간 건강에 미치는 영향 확인
“소비자 제품 유해 기준 정하는데 기여할 것”

왼쪽부터 사이두 라만 연구교수, 방명걸 교수(사진=중앙대)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환경호르몬이 간 손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국내 연구진이 규명했다.

중앙대는 방명걸 동물생명공학과 교수팀이 이런 연구성과를 얻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정부의 대학중점연구소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중앙대 생명환경연구원의 사이두 라만 연구교수가 제1저자, 방명걸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연구결과는 해당 분야 저명 국제학술지((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 8월 15일자로 게재될 예정이다.

연구팀은 환경호르몬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내분비교란물질(EDC)이 포유동물의 간을 손상시키고 대사질환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 대학 관계자는 “실제 환경과 같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환경호르몬 노출의 영향을 처음 입증한 성과”라며 “향후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제품의 유해물질 허용 기준을 정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DC는 호르몬의 정상적 기능을 방해하는 내분비교란물질을 말하는 것으로 흔히 환경호르몬으로 불린다. 화장품·플라스틱·알루미늄캔·의약품 등 소비재에 널리 사용되는 비스페놀A와 프탈레이트 등이 대표적 EDC다.

BPA와 프탈레이트는 신체의 화학적 신호를 조절하는 스테로이드 호르몬과 구조가 유사하다. 우리 몸의 호르몬 기능을 조작하고 방해하는 이유다. 특히 에너지 대사와 독성물질 해독을 관장하는 간이 영향을 받는다. 간은 소변을 통해 EDC를 배출하고자 이를 무독성 수용성 대사 산물로 전환하는데 이 과정에서 세포 사멸과 장기 부전을 유발하는 반응성 중간체가 생성되는 탓이다.

연구팀은 EDC 혼합물 노출이 생쥐의 간 기능과 대사 항상성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노출 허용 한도 내에선 문제가 없었지만, EDC 혼합물 용량을 허용치의 25배 이상으로 높이자 문제가 발생했다. 간의 전체 중량이 증가하는 것과 동시에 콜레스테롤·혈당 수치가 상승한 것.

방 교수는 “혼합된 EDC 노출 모델을 통해 전반적인 EDC 섭취가 증가되면 심각한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며 “이번 연구 성과가 국민의 실생활과 규제, 공중 보건 관점에서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