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꿇은 한국당..일단 혁신비대위 구성키로
by임현영 기자
2018.06.15 19:18:54
15일 긴급 의원총회서 결론
외부인사 영입가능성 열어
| 김성태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15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마치고 국민에게 ‘저희가 잘못했습니다’라며 사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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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임현영 기자] 6·13 지방선거에 참패한 자유한국당 15일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 일단 혁신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당을 쇄신하기로 했다.
김성태 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 직후 “지금 상황에선 조기 전당대회를 치러서는 안된다는 분위기가 전부였다”며 “앞으로 혁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당의 새로운 리더십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혁신비대위에 대해선 “내부적인 논의와 우리 당의 쇄신과 혁신, 변화를 위한 여러 논의를 거치겠다”며 “외부에서 비대위원장을 영입하는 방안도 열려있고, 당 내부적인 비대위 참여도 열려있다. 어느 길로 가든 당을 혁신하고 변화하는 길을 찾겠다”고 부연했다.
당의 정체성이 시대의 변화를 따르지 못했다는 비판과 관련해선 “수구 냉전세력으로 비춰진 부분에 대해서는 일대 혁신을 하겠다”며 “앞으로 한국당은 보수진보 프레임에서 완전히 빠져 나오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의총에서는 반성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우선 김 원내대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한국당은 탄핵당하고, 응징당했다. 적당히 땜질하려고 했지만 국민은 속지 않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6선 중진인 김무성 의원도 “이 사태에 대해 누구를 탓하기 보다 각자 자기 성찰부터 하는 반성의 시간이 돼야 한다”고 자성했다. 이어 “새로운 보수정당 재건을 위해 저부터 내려놓겠다”며 “차기(2020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김 의원 외에도 2명의 중진의원이 불출마 의사를 전했다.
하지만 수습방안을 두고 내부 혼란이 심화되는 모습도 보였다. 특히 이번 참패의 책임을 두고 초선과 중진의원이 책임을 지적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이는 차기 당권주도권과 이어지며 내부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의총에서 첫번째로 공개 발언한 성일종 의원은 “지난 10년 정부를 맡아 운영해 왔을 때 보수 정치에 책임있게 일했던 중진들은 은퇴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초선 김순례·성일종·이은권·정종섭·김성태(비례) 의원은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당 중진들에게 보수 실패의 책임을 물으며 정계은퇴를 촉구했다. 재선 이장우 의원도 지지 의사를 밝혔다.
반면 일부 중진의원들은 비공개 의총에서 “누굴 탓할 때가 아니다. 의원들이 뭉쳐야 할 때”라며 ‘화합’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당은 의총 직후 국회 로텐더홀에서 무릎을 꿇으며 ‘사과 퍼포먼스’를 했다. 이를 위해 의원들은 ‘노 타이·흰 셔츠’를 맞춰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