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조진영 기자
2016.11.30 15:03:00
IPO지연·매각철회에 시장은 물음표
[이데일리 조진영 기자] 이랜드그룹이 재무구조 개선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덩치를 불리면서 빠르게 늘어난 빚 대문에 유동성에 적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지난 9월 티니위니 매각 본계약으로 한숨 돌리긴 했지만 시장의 의구심은 여전하다.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보다 강력한 개선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4회 SRE 워스트레이팅(기업별 등급수준 적정성 설문)에서 이랜드리테일(BBB)·이랜드월드(BBB)는 160명의 유효응답자 중 17명(10.6%)의 지적을 받았다. 17명 중 16명은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22회 SRE에서 17.0%를 받아 3위를 기록하고 지난 SRE에서 24.8%를 받아 2위에 오르는 등 최근 조사에서 최상위권에 올라갔던 이랜드지만 이번엔 득표율과 순위 모두 큰폭으로 내려갔다. 크레딧애널리스트(11.9%)와 채권매니저·채권브로커 등 비크레딧애널리스트(9.9%) 간에는 별 차이가 없었다.
박성수 회장이 지분 40.6%를 보유하고 있는 이랜드월드는 이랜드리테일 지분 63.5%를 보유하는 등 그룹 내 지주사 역할을 맡고 있다. 2010년부터 2014년말까지 24건의 인수·합병(M&A)을 성공시키며 재계 40위권 그룹으로 올라섰지만 M&A를 위해 빌린 돈이 늘면서 재무구조는 악화됐다. 지난해 말 이랜드월드의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4조4434억원에 달해 부채비율이 303%를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 초부터 재무부담을 줄이기 위한 자구계획에 돌입했지만 신용등급 하락(BBB+→BBB)는 방어하지 못했다.
이랜드가 유동성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내놓은 첫번째 카드는 킴스클럽 매각이었다. 37개 매장 영업권과 물류시설을 한번에 내놓았다. 킴스클럽과 뉴코아 강남점을 합친 예상매각가는 1조원 수준이었다. 계획대로라면 부채비율을 크게 낮출 수 있는 방법이었다. 그러나 거래는 지연됐다. 우선협상대상자였던 미국계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3500억원이라는 가격을 제시하며 가격을 낮춰달라고 요구해왔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