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조기 선대위 총선체제로 정면돌파…최재천·권은희 탈당

by김진우 기자
2015.12.28 16:35:15

文 "혁신 선대위 시기, 방법, 인선 등 최고위에서 책임있게 논의"
거취 문제엔 "더 이상 제 거취를 둘러싼 논란을 허용하지 않겠다"
박지원, 文 사퇴 거듭 촉구…安 탈당 후 7명 현역 새정치연합 떠나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28일 수도권·중진 의원들의 ‘조기 선거대책위원회 중재안’을 수용, 연말까지 최고위원회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선대위 안을 마련해 연초 본격적인 총선 체제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조기 선대위를 구성해 ‘2선 후퇴’ 모양새를 취하면서도 대표직은 유지, 인재 영입과 야권 통합에 주력하며 탈당파들의 명분을 없애고 당내 결속을 다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문 대표는 추가 탈당 행렬을 멈춰달라고 요청하면서 자신의 거취 문제는 스스로 결정하겠다고 정면돌파를 의지를 피력했다.

문 대표의 조기 선대위 수용에도 비주류의 최재천(서울 성동갑)·권은희(광주 광산을) 의원이 탈당을 강행, 안철수 의원의 탈당 후 7명의 현역 의원이 새정치연합을 떠났다.

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주재한 최고위 회의에서 조기 선대위 중재안에 대해 “어제 의원들이 낸 ‘혁신 선대위’와 관련해 그 시기와 방법, 인선 등에 관해 최고위에서 책임 있게 논의하겠다”며 “탈당을 언급하고 있는 분들도 이제 그 뜻을 거두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최고위원들에게 오는 30일 회의 때 선대위 구성에 대한 구체적인 안을 마련해 올 것을 요청했다.

앞서 수도권 및 중진 의원 67명은 전날 문 대표가 선대위를 조속하게 구성하고, 최고위가 20대 총선 관련 권한을 선대위에 위임하도록 하는 중재안을 결의했다. 결의를 주도한 우상호 의원은 “이번 결의는 중재안이 아니라 당내 다수 의원들이 중론을 모은 것”이라며 “서명에 빠진 친노 성향 의원들까지 포함하면 80여명이 행동을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중진 의원의 중재안이 처음 나왔을 당시 문 대표와 주변 인사들은 “추가 탈당이 없어야만 수용할 수 있다”고 전제를 달았지만 이번에는 별도의 조건을 두지 않았다.



문 대표는 탈당파들이 뜻을 거둬 줄 것을 요청하면서 “무엇보다 당의 혼란을 조기에 끝내기 위해 조속히 입장을 정리해주시길 당부 드린다”고 말했다.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제 거취는 제가 정한다. 결단도 저의 몫”이라며 “더 이상 제 거취를 둘러싼 논란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했다.

탈당 배수진을 치며 문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김한길 전 대표와 박지원 전 원내대표 등 비주류의 주장을 불식하면서 정면돌파 의지를 피력한 셈이다. 추가 탈당이 있더라도 조기에 당내 안정을 되찾는 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으로도 읽힌다.

이에 대해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남긴 글에서 “통합·단결을 위해서는 모두가 바라는 문 대표의 결단만이 필요하다”며 문 대표의 결단을 거듭 촉구했다.

문 대표가 조기 선대위 카드로 내홍을 돌파하려 했지만 비주류의 최재천·권은희 의원이 이날 당을 떠났다. 두 의원은 모두 김한길계로 분류되며 그동안 탈당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최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떠나야 할 때를 명료히 하는 일이 정치적 인간의 소양이라 늘 되뇌어 왔다”며 탈당과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정치적 다원주의를 기반으로 헌법상 새로운 정당질서를 구축할 것”이라며 “가깝게는 총선승리를, 이어서 정권교체를, 다음으로 내각제 개헌”이라고 말했다.

권 의원은 이날 광주시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권 의원은 천정배 의원이 추진 중인 국민회의 합류를 고심하고 있다. 권 의원의 탈당으로 광주 지역 8명의 현역 가운데 강기정·장병완·박혜자 의원만 당에 남게 됐다. 장병완·박혜자 의원도 탈당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