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동호회]핸드볼 붐업 앞장서는 SK 연합동호회 '해피윙스'
by성문재 기자
2014.09.04 19:15:28
꼴찌 단골손님서 전국대회 우승까지 2년
올해 직장인 리그 만들어 핸드볼 붐 주도
"본인은 물론 회원 가족간 친목 도모 기회"
| 지난 1월 25일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연습을 마친 SK 해피윙스 회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날 임오경 서울시청 감독이 함께 해 회원들을 지도했다. SK 해피윙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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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속공 모드에서 상대팀 진영으로 막 달려가면서 머리 위로 날아오는 골키퍼의 긴 패스를 한 손으로 받아서 바로 골로 연결했을 때 그 기분은 바로 ‘심봤다’죠.”
비인기 종목이지만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2008)’으로 유명해진 스포츠 종목 ‘핸드볼’에서 느낄 수 있는 가장 짜릿한 손맛이다. 그 손맛을 위해 2주에 한번 씩 주말을 반납하고 모이는 이들이 있다. SK그룹 연합 동호회 ‘해피윙스’다.
이들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2008년 10월 대한핸드볼협회 회장에 취임한 뒤 전사적으로 핸드볼 붐을 조성하기 위해 2010년 SK홀딩스 주도로 주요 계열사 10곳에서 각각 핸드볼 동호회를 만들 때 모였다. 급하게 추진된 탓에 동호회 활동은 6개월 만에 흐지부지됐다. 그러나 그 와중에 핸드볼의 매력에 푹 빠져버린 ‘진성회원’들이 뜻을 모아 2011년 11월 SK그룹 최초의 연합 동호회 해피윙스를 탄생시켰다.
20명으로 시작한 회원 수는 한때 40명을 넘기도 했지만 현재 다시 20명으로 정리됐다. 2주에 한번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 지하 코트에서 진행되는 연습엔 12~15명이 참석한다. 60~70%의 높은 참석률이다. 연습시간은 보통 2시간이다. 숨이 턱까지 차고 땀이 비오듯 내려 그 이상은 하기 어렵단다.
처음엔 오합지졸이었다. 패스가 기본인 핸드볼이지만 공을 제대로 못 잡는 사람이 수두룩했다. 해피윙스는 창단 후 이듬해 3월 전국대회 직장인 부문에 참가했다. 결과는 총 5개팀 중에 5위. 예상대로 꼴찌였다. 이후에도 계속 꼴찌를 도맡아 했다.
그러나 연습량이 쌓이고 쌓이면서 실력은 일취월장했다. 한국 여자 핸드볼의 황금기를 이끈 ‘우생순’ 신화 주인공 임오경 현 서울시청 감독이 해피윙스를 틈틈이 지도해준 덕분이다. 해피윙스는 지난해 11월 대회에서 감격적인 첫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부터는 아예 SK가 주도해 순수 아마추어 직장인 핸드볼 리그를 만들었다. 정해진 기간에만 열리는 전국대회를 기다리기에는 그들의 열정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해피윙스가 주축이 돼 지난 4월 출범시킨 직장인 핸드볼 리그엔 기존 직장인팀인 한유에너지, 공항석유, 홍익대 OB, 경희대 OB, 성균관대 OB팀이 동참했다. SK 해피윙스는 이달 초 현재 6개팀 중 4위를 달리고 있다. 내년 초엔 석유제품 유통업체 서울석유도 팀을 만들어 리그에 참여할 예정이다.
해피윙스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팀을 이끌고 있는 최정석(43) SK에너지 CR팀 과장은 “몸싸움을 하는 스포츠라 그런지 팀워크가 돈독하고 회사, 직급을 떠나 모두 친한 형, 동생으로 지낸다”며 “연습날 부인, 자녀들과 같이 오는 회원들이 적지 않아 가족들끼리도 친해지는 계기가 된다”고 말했다.
최 과장은 이어 “무엇보다 2주에 한 번씩 아무 생각없이 코트에다 땀을 흘린다는 것이 아주 큰 장점”이라며 “이제 전국대회 나가면 왕년에 핸드볼 했던 분(선수)들이 신기하다면서 직장인부 경기를 보러 많이 온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