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콘퍼런스서 눈길 끈 머스크 발언 셋
by김국배 기자
2021.07.22 16:36:45
'더 B 워드' 온라인 개최
"다시 결제 수단으로 받아들일 것"
스페이스X, 비트코인 소유
머스크 개인적으론 비트코인·이더리움·도지코인 보유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암호화폐 지지자들의 관심이 또다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입에 쏠렸다. 머스크가 22일 새벽 암호화폐 콘퍼런스 ‘더 B 워드’에 나서면서다. 머스크가 비트코인에 비판적인 발언을 쏟아낼 수 있다는 일각의 예상은 빗나갔다. 오히려 긍정적 언급에 가까웠다. 그의 발언 후 비트코인 가격은 3만2000달러를 넘어서는 등 여전히 암호화폐 시장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쳤다.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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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가 이날 꺼낸 말 중 가장 관심을 끈 건 테슬라가 비트코인 결제 방식을 재개할 수 있다고 한 것이다. 머스크는 재생 에너지를 활용한 비트코인 채굴이 늘고 있다며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올 초만 해도 비트코인 지지자라고 밝혀온 머스크는 지난 5월 돌연 테슬라 자동차 구매에 대한 비트코인 결제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엄청난 양의 전기를 사용하는 비트코인 채굴 환경이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다.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하겠다던 머스크가 두 달만에 말을 바꾸자, 암호화폐 시장에는 악재로 작용하며 비트코인 가격을 폭락시켰다. 이후 머스크는 비트코인 대신 도지코인을 띄워왔다. 그런데 이번 콘퍼런스에서 다시 번복한 것이다.
머스크는 “비트코인이 재생 가능 분야로 훨씬 더 많이 이동하고 있는 것 같다”며 “특히 중국에서 비트코인 채굴에 사용되던 여러 석탄 발전소가 폐쇄됐다”고 말했다. 또 “테슬라의 사명은 지속가능한 에너지의 도래를 가속화하는 것”이라며 “비트코인의 에너지 사용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는 그렇게 할 수 없다”고도 했다.
이날 행사에 나선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도 “비트코인이 확실히 전통적인 금광이나 금융 서비스 부문보다 훨씬 더 환경 친화적이라 믿는다”며 “여러 면에서 이미 그렇다”고 했다.
또 주목을 끈 건 머스크 자신이 이끌고 있는 민간 우주 탐사 기업 스페이스X도 비트코인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비트코인을 소유한 회사가 테슬라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다만 스페이스X가 보유한 비트코인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테슬라는 지난 2월 15억 달러어치(약 1조7000억원) 비트코인을 구매했다고 밝힌 바 있다.
머스크는 개인적으로 비트코인, 도지코인 외 이더리움을 보유하고 있다는 말도 처음 꺼냈다. 머스크가 비트코인과 도지코인을 들고 있다는 사실은 놀랍지 않지만, 이더리움을 보유했다는 사실은 그간 알려진 적이 없었다. 이 사실이 알려진 후 비트코인, 이더리움, 도지코인 등 세 암호화폐 가격이 급등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이날 시세 조종을 한단 비판을 의식한 듯 “비트코인이 내려가면 나는 돈을 잃는다. 비트코인이 성공하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는 머스크와 캐시 우드 외에도 비트코인 옹호론자인 잭 도시 트위터 CEO가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