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생 죽음 부른 ‘디지털교도소’ 운영자, 징역 3년6개월 선고

by김소정 기자
2021.04.28 17:09:03

[이데일리 김소정 기자] 성범죄자, 아동학대 등 강력 범죄자의 신상을 무단으로 공개해 재판에 넘겨진 디지털교도소 1기 운영자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사진=디지털교도소 홈페이지
대구지법 형사8단독 박성준 부장판사는 28일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디지털교도소 1기 운영자 A(34)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에 추징금 818만 원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징역 6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자의적인 정의감에 기대 단독으로 혹은 성명불상자와 공모해 사실 내지 허위사실의 글을 게시했다”며 “구체적인 개인정보 공개한 범행은 특성상 확산 속도가 매우 빠르고 전파 범위도 넓을 뿐만 아니라 이미 유포된 정보를 삭제해 원상회복할 방법도 마땅히 없다”고 밝혔다.

이어 “실제로 피고인이 저지른 범행으로 인해 많은 피해자가 악성 댓글과 협박 전화 등 비난으로 일상의 생활을 이어가지 못할 정도의 피해를 입었다”며 “심지어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다가 극심한 스트레스 끝에 극단적 선택한 피해자가 발생하기도 했고 아직까지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를 받지도 못했다”고 덧붙였다.



디지털교도소 1기 운영자 (사진=연합뉴스)
A씨는 지난해 디지털교도소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 계정에 120여명의 개인정보와 범죄 사실 등을 170번에 걸쳐 올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지난해 3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검거 기사를 본 뒤 이를 알리기 위해 인스타그램에 ‘nbunbang’를 개설했다. 해당 계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A씨는 언론 보다와 제보 등을 토대로 다른 사람들의 신상정보도 올렸다.

피해자들 신고로 인스타그램 계정이 삭제되자 그는 해외 서버를 이용해 디지털교도소 사이트를 열고 운영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베트남 호치민에서 베트남 공안에게 붙잡혀 국내로 송환됐다. 법원은 A씨에 대해 같은해 10월 8일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디지털교도소에 오른 한 고대생은 경찰에 디지털교도소 운영진을 고소한 뒤 지난해 9월 ”억울하다“며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