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히지 않는 집값에 더 센 카드 꺼낸다..국토부, 금주 추가 대책 발표

by성문재 기자
2017.07.31 16:36:38

8월말 가계부채 대책과 별도로 대책 내놔
투기과열지구 기정 등 고강도 카드 꺼낼 듯
"저금리 등 감안할 때 시장 잡기 어려울 것"

△6·19 부동산 대책에도 서울·수도권 집값이 들썩이자 정부가 이르면 이번 주에 부동산 추가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6·19 부동산 대책으로 잠시 주춤했던 부동산 시장이 또다시 과열 조짐을 보이자 정부가 조만간 더욱 강력한 추가 대책을 꺼낼 태세다.

3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가 8월에 내놓을 가계부채 종합대책과는 별도로 부동산 추가 대책을 이르면 이번 주 중에 발표할 예정이다. 박선호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8월 말 가계부채 대책 발표 전에 별도로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라며 “대책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초 정부는 가계부채 대책 발표와 함께 부동산 대책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하지만 최근 서울·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시장 조기 안정화를 위해 하루 빨리 부동산 대책을 내놓는 게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추가 대책에는 서울 강남 등을 중심으로 투기과열지구 지정과 같은 고강도 대책이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앞서 국토부는 작년 11·3 대책 때부터 투기과열지구 지정을 검토해왔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도 최근 “올 하반기 주택시장 과열 우려가 있다. 집값 불안이 계속된다면 관계부처와 함께 강력하고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투기과열지구에 지정될 경우 해당 지역에서는 조합설립인가 이후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가 전면 금지된다. 또한 만기 3년 이후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한도가 40%로 강화되는 등 총 14개 규제가 동시에 적용된다. 부동산 투자 수요를 잡을 강력한 카드인 동시에 전체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곽창석 도시와 공간 대표는 “강남 등 투기과열지구가 지정되는 곳에서는 주택 매매시장이 빠른 속도로 얼어붙을 것”이라며 “강남 아파트값이 떨어지면 수도권 전체가 집값 하락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투기과열지구 지정과 함께 예상되는 규제로는 주택거래신고제 재도입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주택거래신고지역 지정 시 전용면적 60㎡ 초과 기존 아파트를 구입할 경우 15일 안에 관할 시·군·구에 계약 내용과 실거래가격을 신고해야 한다. 거래가액이 6억원을 넘을 경우에는 주택 구입 자금 조달계획과 해당 주택에 대한 입주 계획도 함께 제출해야 하는 만큼 실수요자가 아닌 투자·투기 수요를 차단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김 장관이 취임 후 강조한 청약제도 개편도 이번 대책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청약통장 1순위 자격 요건을 수도권 기준 1년에서 2년으로 늘리고 청약가점제 및 적용 비율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주택자에 대한 LTV·DTI 규제 역시 검토 대상이다. 이는 가계부채 종합대책 마련 차원에서 관계 부처간 조율 작업을 벌여온 것으로 이번 주 부동산 대책을 통해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 2주택자 이상에 현재 70%와 60%인 LTV·DTI 기준을 10%포인트씩 낮춰 60%, 50%로 적용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추가 대책에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나 청약통장 1순위 기간 연장 등이 포함된다면 단기적으로 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줄 것”이라면서도 “현재와 같은 저금리 기조나 부동산 재정 투입 기대, 서울 지역 수급 불균형에 대한 불안감 등을 감안하면 보유세 등 보다 강력한 직접적인 규제 없이 부동산 시장 열기를 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