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경계 허물면 국민의당과 한 배 탈듯

by선상원 기자
2016.09.02 19:41:50

국민의당으로는 대선서 더민주 새누리당과 3각구도 형성 못해
3지대서 국민의당 손학규 박원순 정의화 민주당 등 헤쳐모여야

[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지난달 잇따라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전 대표를 만나 정계복귀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던 손학규 전 대표가 2일 광주를 방문했다.

손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광구 동구 금남공원에서 열린 ‘손학규와 함께 저녁이 있는 빛고을 문화한마당’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나 “(정계복귀 시점에 대해) 오늘은 문화행사에 왔다. 여기서 말할 게 아니다”고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손 전 대표가 지난달 29일 전남 해남에서 열린 문화행사 참석 후 정계복귀를 강력 시사하는 발언을 했던 만큼, 이날 행사에서 어떤 발언을 할지 관심이 쏠린다. 당시 손 전 대표는 “더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땅끝 해남에서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돌려줘야겠다는 각오를 다졌다”고 말했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손 전 대표의 정계복귀 시점을 추석 전후로 보고 있다. 무게는 추석 후에 실린다. 지난달 24일 손 전 대표를 만난 원희룡 제주지사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경제, 노사관계, 청년 등 여러 의견 나누는데 시간이 부족하군요. 추석 지나면 칩거 마치고 몸을 던지실 것 같은 느낌”이라고 밝혔다.

관심은 정계복귀 후 손 전 대표의 행보다. 더불어민주당 당원 신분이기는 하지만, 자신이 몸 담았던 새정치민주연합이 분당사태로 인해 더민주와 국민의당으로 쪼개져 있는 상황에서, 당장 어느 한쪽 편에 서서 활동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제3지대서 자유롭게 정치활동을 재개할 것으로 보는 이유이다.

손 전 대표 측근은 “(손 전 대표가) 친문 일색 지도부가 뽑힌 더민주 대선 경선에 참여하거나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국민의당에 개별 입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제3지대서 중도개혁을 기치로 세력을 구축할 것 같다. 친박 친문세력을 제외한 중도개혁세력이 결집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 생각”이라고 전했다.



3지대서 손잡을 수 있는 세력으로는 국민의당과 박원순 서울시장, 정의화 전 의장의 ‘새한국의 비전’, 꼬마 민주당, 새누리당의 비박계와 더민주의 비노·비문계 등을 꼽았다. 손 전 대표 측근은 “지지율이 반토막 난 국민의당으로는 내년 대선에서 3각 구도를 만들 수 없다. 3지대서 국민의당이 당의 경계를 허물어서 판을 키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의당은) 기사회생이 안된다. 친문과 친박을 빼고는 정의화 전 의장, 이재오 신당, 민주당도 같이 할수 있다”고 했다.

중도개혁세력 통합 방법으로는 민주통합당이 거론됐다. 지난 2011년 12월 민주당은 친노계인 혁신과 통합(시민통합당), 한국노총과 통합해 민주통합당을 창당했다. 민주당에다 다른 세력을 통합하는 방식이었다. 이미 정당 형태를 갖춘 국민의당이 있기 때문에 중도개혁세력 통합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날 행사는 손 전 대표를 지지하는 문화예술인들의 모임인 ‘손내모(손학규와 내일을 함께하는 문화예술인 모임)’가 주최했다. 조만간 손내모 외에도 청년들을 중심으로 한 손학규 지지모임도 만들어질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