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색해진 '구원투수' 유석진…코오롱FnC 수익성 급감
by경계영 기자
2024.11.26 16:28:03
패션 4사 중 유일하게 영업손익 '적자'
코오롱인더 내 패션군 영업익 비중 3%
"코오롱스포츠, 中 성공 발판 삼아 日 진출"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코오롱인더(120110)스트리 내 패션사업을 담당하는 FnC부문(코오롱FnC)이 좀체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재무통’ 유석진 코오롱FnC 대표가 지주사에서 ‘패션사업 부활’ 특명을 띠고 선임됐지만 올해 3분기 수익성이 악화했다. 4분기는 패션업계 최대 성수기로 꼽히지만 내수 부진에 ‘따뜻한 겨울’까지 예상돼 실적 회복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26일 코오롱인더가 최근 공시한 분기보고서를 보면 3분기 코오롱FnC 영업손실은 149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99억원 손실)보다도 적자 폭이 확대됐다. 매출액은 2305억원으로 같은 기간 7.0% 감소했다.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코오롱인더 전사 내 비중도 축소됐다. 연결 기준으로 코오롱인더 내 패션군 영업이익 비중은 2.98%로 2022년 3분기 19.03%(387억원), 2023년 3분기 10.98%(128억원)에 비해 대폭 축소됐다. 패션군 제품 판매단가도 올해 3분기 13만 2295원으로 2022년 3분기 13만 2705원 이후 2년 만에 다시 최저치로 떨어졌다.
| 유석진 코오롱FnC 대표. (사진=코오롱인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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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패션사업 부진을 길어진 폭염과 소비 부진 등 업황 탓으로 돌리기엔 주요 패션 기업은 비교적 탄탄한 실적을 냈다. 특히 LF(093050)는 별도 기준 영업이익이 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2% 증가했다. 사업구조를 개선하고 경영 효율화한 덕이다. 삼성물산(028260) 패션부문과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도 영업이익이 줄긴 했지만 각각 210억원, 21억원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3분기 폭염 영향이 컸고 패션 관련 소비 심리도 위축됐다”며 “환경·사회·지배구조(ESG)와 신규 브랜드·세계 시장에 대해 지속적으로 투자하면서 영업이익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4분기 전망도 밝진 않다는 점이다. 4분기는 겨울에 진입하는 시기로 단가가 높은 패딩 등이 주로 판매돼 패션업계에선 성수기로 분류된다. 하지만 올 겨울이 예년보다 따뜻하리란 예보가 나오는 데다 내수 전망도 부정적인 상황이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패션 실적은 성수기임에도 판매 둔화로 전년 동기 대비 부진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지난 2021년부터 코오롱FnC를 이끌고 있는 유석진 대표로선 국내 사업의 부진을 해외 사업에서 만회하고자 시도할 전망이다. 유 대표는 지난 12일 코오롱그룹 정기 임원 인사에서 그룹의 중국 지주사 대표 겸직으로 임명됐다. 코오롱FnC는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를 앞세워 중국 안타그룹과 합작해 중국에 진출했고, 내년부터 일본으로도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코오롱스포츠는 중국 진출의 성공 모델을 발판 삼아 일본에 진출하고 지포어를 통해 중·일에서 ‘원브랜드’ 전략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임동준 디자이너가 이끄는 포스트 아카이브 팩션에 전략적 투자를 하는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