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배정 둘러싼 이웃간 갈등, 안양 평촌에는 무슨 일이

by황영민 기자
2024.07.24 20:00:33

동안구 신촌동 무궁화단지 주민들 범계중 1지망 요구
가까운 범계중 두고 왕복10차선 건너는 신기중 통학
교육지원청에 민원 접수, 지망 변경 검토 들어가자
범계동 목련단지 주민들 비대위 구성하며 반대운동
교육지원청 25일 양쪽 주민들 대상 설명회 예정

[안양=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안양시 동안구 범계중 진학 문제를 놓고 이웃 주민들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범계중을 지근거리에 두고 보다 먼 신기중으로 학생들을 진학시켜야 하는 신촌동 주민들이 범계중 1지망 배정을 요구하자, 범계동 주민들이 반대하고 나서면서다.

안양시 동안구 신촌동 무궁화단지 주민들이 안양시청 앞에서 범계중 1지망 배정을 요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사진=독자 제공)
24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안양과천교육지원청은 오는 25일 오전과 오후 2차례에 걸쳐 범계중 1지망 지역 배정 문제에 대한 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교육지원청이 이 같은 설명회를 열게 된 까닭은 범계중 진학을 둘러싼 지역 주민들간 갈등이 점차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안양시 중학교 학군은 동안중학군과 만안중학군 2개로 나뉜다. 교육지원청은 동안중학군 내에서도 A·B·평촌구역 등 권역을 3개로 나눠 중학교별 1지망 지역을 관리하고 있다. 이번 문제 발단이 되는 범계중과 신기중은 모두 평촌구역에 위치해 있다.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범계동 거주 학생들은 범계중, 신촌동 거주 학생들은 신기중이 1지망으로 설정됐다.

문제는 신촌동 무궁화단지에서 통학거리가 1지망인 신기중보다 범계중에 더 가깝다는 점이다. 무궁화단지에서 신기중으로 가기 위해서는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가 머리 위로 지나는 왕복 10차선 도로를 건너야 한다.

여기에 더해 신기중 인근에 2800여 세대 규모 대단지 아파트 평촌 센텀퍼스트 입주가 시작되면서 과밀학급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신촌동 무궁화단지 주민들은 학군배정 준비추진위원회(준비위)를 구성, 교육지원청에 신촌동 일대도 범계중을 1지망으로 해달라는 민원을 제기했다.



준비위 관계자는 “작은 도로 하나만 건너면 갈 수 있는 범계중을 눈앞에 두고 아이들이 위험천만한 왕복 10차선 도로를 건너 통학해야만 하는 실정”이라며 “교육법에도 명시된 근거리 학교 배정 원칙이 준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기존 범계중을 1지망으로 하는 범계동 목련단지 주민들도 즉각 들고 일어섰다.

범계중 1지망 추가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센텀퍼스트 입주에 따른 신기중 과밀이 문제라면 학생들을 대안(여)중으로 분산 배정하는 방법도 있다”며 “범계중은 급식실도 없는 열악한 상태로 무궁화단지를 범계중으로 배정하면 더욱 과밀이 돼 학습환경이 악화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준비위와 비대위는 각각 안양시청과 안양과천교육지원청에서 찬반 집회까지 열며 평촌 학원가 일대 분위기는 점점 험악해지고 있다.

안양과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25일 오전은 신촌동 무궁화단지 등 주민들을 대상으로, 오후에는 범계동 목련단지 주민 등을 대상으로 각각 설명회를 열려고 한다”며 “그간 교육지원청에서 검토한 내용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1지망 학교 조정 가능 여부를 상세하게 설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