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최선희 수행원 서류에…‘우주로케뜨 연구소’ 포착

by김영환 기자
2024.01.18 22:14:49

북러간 ‘우주 협력’ 시사하는 북측 수행원 서류 포착
러시아 우주분야 연구소 ‘프로그레스’ 등 시설 명칭 포착
ICBM 및 정찰 위성 등 러시아 기술 이전 요청 여지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예방에서 정찰위성 관련 기술 협력을 논의했을 것으로 짐작되는 서류가 포착됐다.

16일(현지시간) 블라미디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크렘린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상을 맞이하고 있다. 오른쪽 끝 북측 수행원이 들고 있는 서류에서 북러 우주 기술 협력과 관련된 단어들이 포착됐다.(사진=연합뉴스)
지난 16일(현지시간) 최 외무상이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나는 과정에 최 외무상의 북측 수행원이 든 문건에서 ‘우주 기술 분야 참관 대상 목록’이라는 서류가 외신 카메라에 노출됐다.

AP통신 등 외신들의 카메라에 찍힌 서류에는 ‘1.우주로케뜨연구소 〈〈쁘로그레쓰〉〉’, ‘워로네쥬 기계공장’ 등이 적혀 있었다. 북·러 간 우주 기술 협력을 논의했을 것이라 짐작되는 서류다. 위성, 미사일 등의 기술을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요구했을 것이라 관측된다.

‘프로그레스’는 러시아의 우주로켓분야 기업·연구소의 명칭이다. 로켓 개발 뿐 아니라 우주 발사와 관련된 서비스도 제공한다. ‘워로네쥬 기계공장’은 러시아 남부 지역의 ‘보로네슈 기계공장’을 뜻하는 것으로 이곳에는 로켓 및 엔진 기술과 관련이 있는 시설이 있을 것으로 유추된다.



프로그레스는 소유즈 시리즈와 무인 우주선 프로그레스 등 개발에 관여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소유즈 시리즈는 러시아의 대표적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겸 우주 로켓이다.

해당 서류에서는 ‘우주광학생산쎈터’로 추정되는 글자로 확인된다. 북한은 정찰위성 확보에 애를 쓰고 있는데 카메라의 해상도가 극히 낮아 전력에 큰 보탬이 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러시아 방문은 북한이 개발에 한창인 ICBM 및 군사 정찰위성에 기술 이전을 요구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최 외무상의 방러 일정이 2박3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시찰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 외무상이 먼저 해당 장소를 둘러보고 김 위원장이 다시금 방러해 푸틴 대통령과 보다 긴밀한 협의를 이어나갈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9월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회담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