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비만수술, 비만 해결은 물론 당뇨 치료에도 도움

by이순용 기자
2019.07.04 15:15:11

''비만'',만병의 근원이자 삶의 질에도 영향, 특히 당뇨 환자라면 치료 서둘러야
운동과 식사량 조절은 기본, 위절제술과위우회술 등 수술로 빠른 개선 가능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비만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유발과 수면장애 등 생활전반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비만을 아직도 하나의 심각한 질환으로 인식하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비만은 개인관리만으로는 개선되기 힘들며 특히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비만 환자수는 2014년에 잠시 감소했다가 2017년 다시 증가했으며, 환자수 증감과는 무관하게 비만관련 진료비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2018년까지 건강보험요양급여비용과 본인부담금을 합한 진료비도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비만 관련 사회·경제적 비용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것. 따라서 정부는 비만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올해부터 치료 목적의 고도비만 수술의 건강보험적용을 시작했다. 한동안 가수 (故)신해철씨의 위밴드 수술 의료 사고 영향으로 비만 수술에 대한 우려가 커지기도 했으나 전문가들은 당뇨병을 동반한 고도비만은 빠른 개선을 위해서 수술이 가장 중요하고 적합한 치료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당뇨병 등 만성질환은 비만으로 생기는 가장 심각한 건강상의 위협이라 할 수 있다. 당뇨는 식단 조절로 혈당 관리를 해야 하는데, 고도비만 환자는 관리만으로는 나아지기 힘들고 고혈압, 고지혈증 등 다른 증상도 동반되어 시급한 치료가 필요하다. 이때 필요한 방법이 바로 고도비만 치료 수술이다.

김용진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비만당뇨수술센터 센터장은 “고도비만은 방치하면 당뇨 등 연관 질환에 의해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비만을 방치하며 발생하는 만성질환 위험에 비해 수술 위험성은 그리 크지 않고, 당뇨병이 동반된 고도비만 환자는 빠른 치료를 위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비만은 당뇨병과 고혈압, 고지혈증, 심근경색, 뇌졸중 등 대사질환과 심혈관계 질환 위험도를 높인다. .비만환자의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발병 위험은 정상체중보다 14배나 높은 편이다. 또한 비만환자 대부분 수면장애 증상도 함께 나타나 삶의 질이 하락하게 된다. 여성의 경우 고도비만으로 생리불순이 생기기도 하는데 심하면 우리 몸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호르몬 ‘인슐린’ 분비 기능이 망가지면서 당뇨, 지방간, 자궁내막증 등이 나타나며 불임이 생길 수도 있다 .또 신장질환 역시 비만으로 인해 심해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BMI(체질량지수) 35이상이고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연관 질환과 생리불순, 수면장애 등 일상생활에 방해가 되는 증상이 동반된다면 수술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고도비만 치료를 위해 많이 시행되는 것은 ‘위절제술’과 ‘위우회술’ 두 가지인데, 당뇨 개선을 위한 방법으로는 위우회술을 주로 실시한다. 당뇨치료의 중요한 요소가 인크레틴 (인슐린 분비 자극, 글루카곤 억제) 의 원활한 작용인데 이 기능을 활성화 해야 당뇨가 호전된다. 그런데 이 인크레틴을 활성화 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위우회술이다.

위절제술이 위를 수직으로 잘라서 마치 바나나 형태처럼 작게 만들어 식사량이 줄어들도록 하는 수술이라면 위우회술은 위장 상하부를 분리, 식도와 연결되는 작은 주머니를 만들고 거기에 소장을 끌어와 연결해음식물이 위에서 소장으로 바로 내려가도록 하는 수술법이다. 보통 음식물은 위장, 십이지장,소장을 거쳐 소화가 되는데 위우회술로 음식물이 소화가 덜된 상태로 소장으로 빨리 내려가도록 하면 인슐린 분비가 증가하면서 비만과 함께 당뇨 증상도 해결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흔히 이 수술을 비만치료과정에서의 위절제술로 혼동하는데 그것과는 다르다. 위우회술은 당뇨 치료를 위한 표준적 수술로 수술 후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수술 후 24~48시간내 퇴원이 가능하고 3개월 단위로 환자 혈당과 체중변화 그리고 영양학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체크하면서 지속 관리하게 된다.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메디슨지의2012년 4월 자료에 따르면 체질량지수가35이상인 비만, 당뇨 환자에게 약물치료와 위우회술을 실시하고 1년 후 살펴본 결과 위우회술을 받은 환자들의 당 수치가 크게 떨어졌다고 한다.

김용진 비만당뇨수술센터장은 “고도비만 환자들은 평범한 일상에서 소외되거나 타인의 시선으로 심리적 위축감이 높아 생활전반에 불편을 겪는다”며 “당뇨를 동반한 고도비만 등 비만 치료의 목표는 건강을 되찾는 것이지만 환자의 삶의 질을 회복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