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싸움’된 예결위원장…황영철 vs 김재원, 나경원은 누구 편?

by김미영 기자
2019.06.24 17:13:47

국회 정상화에 오는 28일 예결위원장 선출
‘3개월 임기’ 지낸 황영철, ‘신사협정’ 명분
친박 업은 김재원, 황교안 체제서 기지개
“재보선 없어 대법 판단 멀었다” vs “7월에 또 뽑으려 하나”

한국당의 황영철, 김재원 의원(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여야의 국회 정상화 협상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가운데, 추가경정예산안은 물론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이끌 국회 예산결산위원장을 누가 맡게 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자유한국당 몫인 예결위원장직을 놓고 전임 위원장과 임기를 나누기로 약속했던 황영철 의원, 새로이 위원장을 선출해야 한다는 김재원 의원간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어서다.

특위는 임기가 1년으로, 지난 5월29일로 3기 위원들의 임기가 끝나면서 현재 예결위는 공식적으로는 공석 상태다. 하지만 국회 본청의 예결위원장실은 여전히 황 의원이 지키고 있다. 지난해 20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 협상 때에 한국당에선 안상수 의원이 예결위원장을 6개월 맡은 뒤 남은 임기는 황 의원이 직을 수행키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오는 28일 본회의로 예정된 예결위원장 재선출은 ‘요식행위’일 뿐, ‘신사협정’에 따른 당연한 수순이란 게 황 의원 측 입장이다. 실제로 황 의원은 지난 3월 초 위원장직을 넘겨받아, 3개월여만 임기를 수행했고 그 동안엔 국회 파행 탓에 회의 한 번 주재하지 못했다.

하지만 친박근혜계 의원 일부는 황 의원이 재판 중이란 점을 파고들고 있다. 황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지난 2월 2심에서 의원직상실형을 받았단 점을 공략 중이다.

친박계에서 비박근혜계인 황 의원을 대신해 앉히려는 건 김재원 의원이다. 김 의원은 3선임에도 상임위원장을 맡은 이력이 없어, 위원장직이 공석이 되면 사실상 인선 1순위로 꼽힌다.



황 의원과 마찬가지로 3선인 김 의원이 1년씩 쪼개서라도 맡는 상임위원장을 맡지 못한 건 역설적으로 그가 재판 중인 상태인 까닭이다. 박근혜정부 시절 정무수석을 지낸 그는 국고손실 및 뇌물혐의 등으로 인한 재판에 얽혀 지난 원구성 협상 때엔 상임위원장 신청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재판에서 2심까지 무죄를 받은 데다, 황교안 대표 체제가 들어서면서 정치적 기지개를 켜는 모양새다.

양측의 사법적 계산도 엇갈린다. 이미 내년 총선까지 재보궐선거가 사라져, 사법부에선 차기 총선 불출마까지 선언한 황 의원에 대한 최종심을 최대한 늦출 것이란 기대가 황 의원 측엔 있다. 반면 김재원 의원 측에선 “7월께면 대법원 판결이 나올 텐데, 예결위원장 선거를 그때 다시 하는 게 맞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한다.

입장이 엇갈리면서, 원내지도부의 중재가 필요한 상황이 됐다. 당의 한 관계자는 24일 “김재원 의원이 경선을 요구하고 있어, 나경원 원내대표가 교통정리를 해줘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날 의원총회에서 경선 얘기도 나왔지만 여야 협상안의 추인이 불발되면서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