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전관·脫서울대·女확대…대법관 후보에 김선수·이동원·노정희

by노희준 기자
2018.07.02 16:21:42

8월 임기 만료하는 고영한 김창석 김신 대법관 후임
임영동의안 제출→국회 인사청문회 본회→대통령 임명
판사·남성·서울대 출신 위주 대법관 지형에
여성·비판검사(변호사)··비서울대 출신 합류
후보자 모두''재판거래''의혹 진원지 법원행정처 경력 無

(왼쪽부터) 신임 대법관 후보자 김선수 변호사, 이동원 제주지방법원장, 노정희 법원도서관장 <사진=대법원 제공>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오는 8월 임기 만료로 퇴임하는 고영한·김창석·김신 대법관을 대신할 후임 대법관으로 김선수 변호사, 이동원 제주지방법원장, 노정희 법원도서관장이 임명 제청됐다.

노정희 후보자가 대법관으로 최종 임명되면 14명 대법관 중 여성대법관이 4명으로 사상 최대로 불어난다. 판검사 경험이 없는 순수 변호사 출신 김선수 후보자가 대법관 후보로 제청된 것은 확인된 바로는 1980년대 이후 처음이다. 후보자 3명 모두 ‘재판거래’ 파문의 진원지인 법원행정처 근무 경험이 없는 점도 특징이다. ‘남성·서울대·판사’ 출신이 대다수인 제한된 대법관 인력 풀에서 여성·비판검사(변호사)·비법원행정처·비서울대 출신을 선택해 최고법원의 다양성을 꾀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대법관 추천위원회가 추천한 10명의 후보자 가운데 이들을 후임 대법관으로 임명해달라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청했다고 대법원이 2일 밝혔다.

김 대법원장이 대법원장이 된 이후 두번째 대법관 임명 제청이다. 문 대통령이 김 대법원장의 제청을 받아들여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국회는 인사청문회를 거쳐 본회의에서 동의안 표결절차를 밟는다. 국회에서 동의안이 가결되면 문 대통령은 이들을 새 대법관으로 임명한다. 통상 이 과정은 한 달 안팎이 걸린다. 대법원장의 임명 제청은 그대로 확정되는 게 일반적이다.



김선수 후보자는 ‘순수 변호사’ 출신의 진보적 인권·노동법 변호사로 통한다. 1961년생으로 전북 진안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제27회 사법시험에 수석 합격(연수원 17기)했지만 30년간 변호사로만 활동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대법관 임명일을 기준으로 1980년 이후 법관, 검사 경력이 전혀 없는 이가 대법관으로 임명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의 창립 멤버로 2002년부터 2004년까지 사무총장, 2010년부터 2012년까지 회장을 역임하는 등 진보 법조계에서는 대부로 통한다. 1989년 시국사건 변론을 맡아 당시 국가안전기획부 수사과정의 불법을 지적한 판결을 이끌어낸 것으로 유명하다. 이 판결은 변호인과의 접견교통권이 제한된 상태에서 이뤄진 검사 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는 증거능력이 없다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한다.

이동원 후보자는 비서울대 출신이다. 1963년 서울 출생으로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제27회 사법시험에 합격(연수원 17기)했다. 도산법 및 환경법 등의 분야에서 다수의 논문과 판례평석을 집필한 도산사건과 행정사건 전문가이다. 또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데 앞장선 판결을 내린 것으로 평가된다.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재직시절 출입국관리사무소가 부모와 같이 난민신청을 한 미성년 자녀에 대해서는 별도의 면접심사를 하지 않은 채 난민불인정 결정을 내리자 난민법과 UN의 아동의 권리에 관한 협약 등을 위반해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노정희 후보자는 1963년 광주 출생이다. 이화여대 법대를 졸업하고 제29회 사법시험에 합격(연수원 19기)했다. 노 후보자가 대법관이 되면 대법원장 포함 전체 대법관 14명 중 여성 대법관은 김소영·박정화·민유숙 대법관에 더해 역대 최대 4명이 된다. 노 후보자는 여성과 아동의 인권에 관심을 기울여온 인물이다. 중중 구성원의 범위를 해석하는 데 성과 본을 어머니의 성과 본으로 변경한 자녀가 어머니가 속한 종중의 종원으로 인정된다고 판결해 양성평등의 원칙을 충실히 보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