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데이터 관리 ‘국가데이터국’ 신설…통제 강화되나

by김윤지 기자
2023.03.07 19:21:56

발개위 산하로…데이터 통합·공유 관리
WSJ “다국적 기업 외부 유출 관리할듯”
빅테크 업체, 규제 악몽 반복 우려 목소리도

[베이징=이데일리 김윤지 특파원] 중국이 데이터 국내외 데이터 흐름을 관리하기 위한 기관을 신설한다. 이는 2012년 집권 이후 각종 기관에 대한 당의 통제를 꾸준히 강화해온 시진핑 중국국가 주석의 움직임과도 맞물려 있다는 반응이다.

중국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사진=AFP)
7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번 전국인민대표대회에 제출된 ‘국무원 기구 개편안’에 따라 국가데이터국이 신설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기관은 데이터의 통합 및 공유, 개발 등을 관리하고 ‘디지털 중국’, ‘디지털 경제’, ‘디지털 사회’ 등 디지털 인프라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해당 기관은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산하로 편입될 예정이다. 현재 발개위,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CAC), 공업정보화부 등이 담당하는 데이터 관련 업무 일부가 국가데이터국으로 이전되는 것으로, 스마트시티 추진과 산업 간 정보 이전 등도 담당할 예정이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해당 기관이 중국 내 다국적 기업의 자체 데이터에 대한 외부 유출을 관리하고, 기업의 데이터 수집과 공유 규칙을 설정할 권한을 가질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소식통들은 해당 기관이 데이터 조작과 미성년자의 인터넷 중독을 방지하기 위한 알고리즘 사용 여부, 사이버 공격에 취약한 데이터 보안 문제 등을 조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WSJ은 “이 계획은 데이터와 관련된 규정과 법률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기업들에 데이터 관리에 대한 보다 단일화된 접근 방식을 제공할 것”이라면서도 “새로운 규제 당국 신설이 지난 2년 규제 철퇴를 맞은 빅테크 업체들을 또다시 억압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고 전했다.

중국의 차량 공유업체 디디추싱은 자국의 데이터 유출에 대한 당국의 우려에도 2021년 6월 미국 뉴욕증시 상장을 강행하자 그해 7월 중국 규제 당국은 ‘사이버 보안’을 이유로 디디추싱에 대한 전방위 조사를 실시했다. 중국 규제 당국의 강도 높은 압박에 디디추싱은 19개월 동안 신규 사용자 가입을 중단했으며, 상장 1년 만인 지난해 6월 뉴욕증시에서 자진 상장 폐지했다.

해당 계획을 포함한 ‘국무원 기구 개편안’은 오는 13일 폐막하는 전인대 후반부 심의·확정된다. 시 주석은 이전까지 이어졌던 ‘당·정(공산당과 국무원) 분리’가 아닌 당이 주도권을 쥐는 ‘당정 통합’을 꾸준히 시도해온 만큼 시 주석을 중심으로 권력이 집중되는 방향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