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탄' 확보한 SK온, 신규 공장 수율 잡고 위기 넘을까

by함정선 기자
2022.08.01 17:00:48

2년 미뤄온 흑자전환 약속 시기 ''눈앞''
2분기 적자폭 1분기 대비 확대…흑자전환에 의구심
유럽 공장 ''수율'' 개선 등 과제 남아
2.6조 정책자금 등 확보하며 수익성 개선 나서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배터리 업계 후발주자인 SK온이 올 하반기 경쟁력을 증명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애초 2020년으로 계획했다가 미뤄온 손익분기점(BEP) 달성 시기가 올 4분기로 다가와서다. 원자잿값 상승 등 경영 환경 악화로 배터리 3사 중 유일하게 적자를 내고 있는 데다 올 2분기에는 적자 폭을 오히려 더 늘리며 업계와 시장의 신뢰마저 떨어진 터라 4분기 흑자전환의 필요성이 더 커졌다.

1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이 4분기 흑자전환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유지하겠다고 밝혔으나 증권가 등에서는 이에 대해 우선은 지켜봐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SK온이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예상하지 못한 경영환경 변화가 있더라도 수익성 개선 목표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음에도 의심이 걷히지 않고 있는 것. 이는 SK온의 적자 폭이 1분기 대비 2분기 확대된 탓이 크다.

SK온의 2분기 영업손실은 3266억원으로 1분기 대비 적자폭은 532억원 확대됐다. 판매가 줄기도 했지만 유럽지역의 동력비 증가 원인이 컸다. 이 때문에 SK온은 유럽 공장에 대한 수율(양품 비율) 안정화에 대한 우려를 덜어야 할 상황이다. 동력비가 증가한 것은 현장에서 품질이 안정적이지 못해 이를 거듭 검증하는 과정에서 비용이 증가하고 있어서다.

이와 함께 SK온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의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통한 외형 성장 역시 이어가야 한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완성차 업계와의 제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앞으로 확정된 수요에 따라 배터리를 생산한다는 ‘증명’과도 같은 셈이기 때문이다.



다만 문제는 자금이다. 수율을 안정화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팩토리 등 자동화와 전문인력 확보, 인공지능(AI) 등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의 협력 역시 합작법인 설립과 배터리 공장 설립, 증설 등의 투자가 지속적으로 요구되는 사항이다. SK온은 올해에만 연간 기준 최대 6조5000억원의 설비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나마 긍정적인 것은 SK온이 최근 국내외 정책금융 기관을 통해 2조6000억원 규모의 재원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SK온은 독일 무역보험기관인 오일러 헤르메스와 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수출입은행을 통해 총 20억달러 규모의 투자재원을 확보했다. SK온 측은 하반기에는 미국 조지아 1공장, 헝가리 2공장 등 신규 공장의 수율이 안정화하고 중국 공장 가동을 통해 매출을 늘리며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원자잿값 상승분 역시 판가 전이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일부 소재 가격 하향 안정화와 신규 공장 확대 등으로 수익성 개선 여지는 있지만 흑자전환에는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으로 향후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