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의 기본은 '빚갚기'…한달새 신용·전세대출 3.7조 줄었다

by정두리 기자
2023.01.02 17:37:14

가계대출 12개월 연속 감소…1년간 16.5조 빠져
정기예금 163조 몰려…역머니무브 12월 ‘진정세’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12개월 연속 줄어들었다. 규모로 따지면 최근 1년동안 16조5000억원 넘게 대출잔액이 빠져나갔다. 대출 잔액이 감소한 것은 기존 대출의 상환액이 신규 대출 규모보다 더 크기 때문이다. 해를 거듭해 금리 인상 흐름이 이어지자 상환 압박을 받는 대출 차주는 신용 및 전세대출부터 서둘러 갚고 있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92조5335억원으로, 전월(693조346억원)보다 5011억원이 줄었다.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1월부터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709조529억원)과 비교하면 1년 동안 약 16조5194억원이 빠졌다.

신용대출이 가계대출 감소세를 견인했다. 신용대출 잔액이 전달 대비 2조6125억원 줄어든 118조9763억원을 기록했다.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 12월 이후 1년 동안 감소세가 계속됐다.

전세대출 잔액은 131조9870억원으로, 전달 대비 1조777억원 줄었다. 전세대출 잔액은 지난해 9월 이후 3개월 연속 감소했으며 감소폭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신용·전세자금 대출 잔액만 3조7000억원 가까이 축소된 셈이다.

이는 주식, 부동산 등 자산시장 부진으로 투자 수요가 감소하면서 신규 대출 수요는 줄어든 반면, 금리 인상이 계속되면서 이자 부담을 느낀 차주들의 대출 상환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513조1416억원으로 전월보다 2조3782억원이 늘었다. 집단대출 잔액도 지난달 말 기준 163조90억원으로 전월보다 3642억원이 증가했다.

기업대출 잔액은 105조5174억원으로 전월(111조3276억원) 대비 5조8102억원 감소했다.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12월 말 기준 598조295억원으로 한달 새 8843억원 감소했다. 5대 은행의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 잔액이 줄어든 달은 지난해 통틀어 12월이 유일했다.

이는 기업 회사채 시장 위축으로 인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은행을 찾으면서 지난해 하반기 기업대출이 큰 폭 증가세를 이어왔으나, 정부의 시장안정 조치와 맞물려 은행권이 협력에 나서면서 연말 들어 자금 사정이 개선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대출 급증에 따른 부실 리스크보다는 유동성 지원을 통한 시장 안정 효과가 컸다”고 평가했다.

한편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의 총수신 잔액은 1877조2421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권 고금리 수신상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전년 말보다 122조8829억원 늘었지만, 전월보다는 24조1207억원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