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성폭행 오해’ 동료 살해 40대, 울먹이며 “제정신 아니었다”

by송혜수 기자
2022.10.11 17:31:51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자신의 아내를 성폭행했다고 오해해 직장 동료를 살해한 40대 공무직 직원에게 검찰이 중형을 구형했다.

인천 대청도에서 아내를 성폭행했다고 오해해 동료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인천시 옹진군 소속 공무직 직원 A(49)씨가 지난 7월 14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1일 인천지법 형사15부(이규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살인과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한 인천 옹진군청 소속 공무직 직원 A(49)씨에게 징역 24년을 구형했다.

이날 검찰 측은 “피고인이 자백했지만 피해자가 사망하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했다”라며 “흉기를 이용해 범행했고 피해자 유족으로부터 용서도 받지 못했다”라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또 “피고인의 범행 경위와 방법 등을 보면 다시 살인을 저지를 위험이 있다”라며 재판부에 5년간 보호관찰 명령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A씨의 변호인은 최후 변론을 통해 “피고인이 한순간의 잘못된 행동으로 돌이킬 수 없는 범행을 저질렀다”라며 “피해자와 그 가족에게 큰 고통 준 점 깊이 뉘우치고 있다”라고 말했다.

A씨는 최후 진술에서 울먹이며 “제가 술에 취해 (범행 당시) 제정신이 아니었다. 저에게 주어진 남은 삶은 참회하며 살면서 죗값을 달게 받겠다”라고 했다.



앞서 A씨는 지난 7월 12일 오전 0시 5분께 인천시 옹진군 대청도에서 동료 공무직 직원 B(52)씨의 복부 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사건 발생 전 그는 B씨를 포함한 여러 지인과 함께 인근 고깃집에서 술을 마신 뒤 자신의 집으로 자리를 옮겨 술자리를 이어갔다.

이후 그는 일행이 귀가하고 잠긴 방 안에서 옷을 입지 않은 채 혼자 잠든 아내를 발견, 아내가 B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오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격분한 A씨는 술에 취한 채로 흉기를 챙긴 뒤 약 4㎞를 직접 운전해 B씨의 집 앞에서 그를 살해했다. 당시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치인 0.150%로 전해졌다.

A씨는 범행 직후엔 “내가 친구를 죽였다”라며 직접 119에 신고했다. B씨는 119구급대에 의해 보건지소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김에 오해했다”라며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라고 진술했다.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A씨의 아내는 “성폭행을 당한 적이 없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