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나면 감옥 갈라”…학교 2곳 중 1곳은 수학여행 안 간다
by김응열 기자
2026.04.21 11:12:33
전교조, 전국 분회장 789명 대상 현장체험학습 실태조사
최근 1년간 수학여행 간 학교 53%…소풍만 간 학교 26%
교사들 “사고 날까 불안 커…형사책임 면책 강화해야”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수학여행과 수련회 등 숙박형 체험학습을 진행하는 학교가 전국에서 절반에 불과하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강원도 속초에서 현장체험학습 중 초등학생이 숨져 지난해 11월 담임교사가 금고형을 선고받은 이후 교사들의 심리적 부담이 커지며 현장체험학습이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지난달 23일부터 30일까지 전국의 전교조 분회장 789명을 대상으로 ‘2026 현장체험학습 실태조사’를 시행한 결과 최근 1년간 학교에서 숙박형 현장체험학습을 운영했다고 응답한 비중은 전체의 53.4%로 나타났다.
당일치기 소풍인 비숙박형 현장체험학습만 갔다는 응답은 25.9%를 기록했다. 교내 체험 활동만 했다는 응답은 10.8%였다. 모든 형태의 현장체험학습을 사실상 중단했다는 응답은 7.2%로 집계됐다.
교사들이 현장체험학습 운영에 느끼는 부담감도 상당했다. 응답자 중 89.6%는 현장체험학습 중 사고가 발생할 경우 교사 개인이 형사책임을 질 수 있다는 불안을 느낀다고 답했다. 현장체험학습 준비 과정의 행정업무 부담에 관해 묻는 질문에도 응답자 중 84%는 부담이 과중하다고 했다.
현장체험학습 도중 사고로 인해 민·형사상 책임을 지게 되거나 합의금을 요구받았다는 응답은 0.5%에 그쳤다. 다만 ‘보거나 들은 적이 있다’고 답한 비중이 31.2%로 나타났다. 간접 경험을 통해 현장체험학습에 대한 교사들의 불안감이 확산되는 것으로 보인다.
교사들은 현장체험학습의 개선책에 대해서는 중복응답 기준으로 ‘교사 형사책임 면책 강화’(80.9%)를 가장 많이 꼽았다. 숙박형 체험학습 제한 또는 중단(30.8%)과 안전조치 기준 명확화(26.6%) 등도 개선책으로 거론됐다.
전교조는 “교사들에게 현장체험학습은 교육적 가치를 실현하는 장이 아니라 언제든 법적 분쟁에 휘말릴 수 있는 ‘고위험·고부담 업무’로 인식되고 있다”며 “교육활동 중 발생한 사고에는 업무상 과실치사상죄를 적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어 사고 위험과 운영 부담이 큰 숙박형 체험학습에 대한 운영 기준을 재검토하고 현장체험학습 관련 행정 업무를 정비해 교사가 수업과 생활지도 등 교육 본연의 역할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